'우여곡절' 애플페이, 21일 국내 상륙…당분간 반쪽짜리?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3.16 18:05
수정2023.03.17 12:01
지난해 말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다음주 국내 정식 출시됩니다. 하지만 도입 초기에는 일부 가맹점에서만 이용 가능해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오는 21일 국내 서비스를 개시합니다. 지난해 10월 '국내 도입설'이 불거진 뒤 약 6개월 만입니다. 금융감독원 약관심사와 금융위원회 추가검토까지 거치면서 국내 출시 일정은 해를 넘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런 가운데 현대카드의 사용가능한 체크카드 수가 급증했습니다.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되면 당분간 현대카드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기준 현대카드에서 발급된 체크카드 수는 16만2천장으로 한 달 전보다 7.3% 증가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0% 넘게 증가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사실상 모든 카드사에서 발급량이 줄고 있는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애플페이 국내 도입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만 20~69세 아이폰 이용자 4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6.9%가 "애플페이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삼성 갤럭시 이용자 1천61명 가운데 "삼성페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50.3%)보다 20%p 넘게 더 많습니다.
이처럼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선 관심이 뜨겁지만 서비스가 출시된 직후 이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페이는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를 갖춘 곳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의 경우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에선 모두 애플페이를 쓸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도 이용 가능합니다. 주요 백화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선 다음주 서비스 출시 이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 설치를 완료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가맹점 280만여개 가운데 NFC 단말기가 설치된 비율이 5%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론 지하철이나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시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없습니다. 대중교통에서도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애플과 티머니, 캐시비 등 사업자들이 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당장 계약을 추진하기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캐시비(로카모빌리티)와 코레일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고, 티머니는 "답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티머니의 경우 지난해 NFC 국제 결제 표준 EMV(Europay Mastercard Visa) 인증을 받아, 향후 애플페이 서비스 지원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도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나 이마트에 NFC 단말기가 마련돼 있지만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두지 않은 상태입니다. 각 계열사들은 "향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업계 안팎에선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 이마트페이 등의 이용자 이탈을 고려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계열사는) 과거 삼성페이가 출시된 이후에도 1년6개월 가까이 제휴를 맺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론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해지겠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애플페이에 비자·마스터카드 브랜드와 국내 전용 카드만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를 비롯한 다른 카드 브랜드는 당장 등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장은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 점유율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맹점이나 교통카드 사업자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지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에 하나 둘 나설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 교수는 "애플페이 점유율이 높아지는데도 비용 부담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늦춘다면 소비자 불만,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용이 제한적인 상황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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