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메리츠증권이 속여서 660억 손실?…롯데손보 민원낸 속내는?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3.16 12:59
수정2023.03.16 14:00

[앵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가 투자상품과 관련해 증권사의 설명이 부족했다라면서 금융감독원에 문제제기하는 일은 꽤 있는데요.
그런데 기관투자자가 금감원에 민원을 내고, 공개대응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펀드에 문제가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는데요.
사건 자체도 그렇지만 민원을 제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김동필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롯데손보와 메리츠증권 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두 회사 간 일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미국 프론테라(Frontera)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운영자금 조달과 선순위 대출 이자 상환을 위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주관으로 프론테라 펀드가 조성됐는데요.
1억 6천만 달러, 21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를 메리츠증권은 '셀다운' 방식으로 판매했습니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우선 자기 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실패하면 해당 투자자산을 떠안아야 합니다.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66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12월 블랙스톤 등 해당 펀드 관련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습니다.
즉, 선순위 대출이 투자금액을 갚을 권한이 말소된 겁니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펀드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면서 롯데손보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2년 6개월 만에 전액 손실 처리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롯데손보는 손실이 메리츠증권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메리츠증권에 "사기와 기망에 의한 판매"라면서 부당 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6일엔 금감원에는 '위험성 여부를 인지하고 팔았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라고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롯데손보는 투자 당시 발전소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를 속인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스파크 스프레드란 전기가격에서 가스가격을 뺀 금액으로, 실제로 발전소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나타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투자 설명서에는 2019-2025 기간 평균 스파크 스프레드는 35달러 수준이어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면서 "손실을 본 뒤 2019년 4분기만 따로 확인해 보니 11달러 수준에 불과했고, 그나마 1~3분기 자료는 받지도 못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OEM 펀드였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OEM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수익자나 판매사인 은행·증권사 등의 요청을 받아 만들어 운용하는 상품으로, 운용과 판매가 분리되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불법입니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거래를 발굴했고, 주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앵커]
그럼 메리츠증권은 뭐라고 하고 있나요?
[기자]
전혀 사실무근이란 입장인데요. 메리츠증권은 "구조적으로 주관사와 운용사가 있어 직접 소통할 수 없다"라면서 "셀다운 매각에 참여했을 뿐 펀드 운용에는 관여한 바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펀드 판매 당시 알릴 수 있는 위험은 고지했다는 입장인데요.
메리츠증권은 "일반적인 발전소 펀드 구조인데, 코로나19로 전력수요 및 가동률이 급감하고 전력가격 또한 낮아지며 손실이 난 것"이라면서 "당시 '1년 뒤 코로나19 발생'이라는 위험을 고지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당 펀드에 투자한 5개 기관(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직원공제회) 중 롯데손보만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둘 간 의견 차이가 상당해 보이는데, 문제제기 시점이나, 상황 등을 두고 이번 일이 좀 이례적이라는 말이 오간다고요?
[기자]
네. 일단 시점인데요. 2021년 8월 손실을 본 뒤 2022년 11월 소송, 2023년 3월 민원 등 문제제기를 한 게 의아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롯데손보의 실적이 나빴다는 점도 거론되는 의견 중 하나입니다.
2019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보는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2021년엔 1199억 원 순이익을 냈는데요.
그러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628억 원 순손실을 냈습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기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측은 회계장부 상 손실처리와 관련 내용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는 입장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선 실제 손실을 입었다는 자료가 필요한데, 2022년 2월쯤 전액 손실처리를 끝냈다"라면서 "이후 투자 건에 대해 검토, 조사한 끝에 소송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업계에선 기관끼리 공방을 벌이는 게 이례적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불완전판매와 유사한 이유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금감원에 민원에 제기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책임 소재를 따져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김동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가 투자상품과 관련해 증권사의 설명이 부족했다라면서 금융감독원에 문제제기하는 일은 꽤 있는데요.
그런데 기관투자자가 금감원에 민원을 내고, 공개대응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펀드에 문제가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는데요.
사건 자체도 그렇지만 민원을 제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김동필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롯데손보와 메리츠증권 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두 회사 간 일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미국 프론테라(Frontera)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운영자금 조달과 선순위 대출 이자 상환을 위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주관으로 프론테라 펀드가 조성됐는데요.
1억 6천만 달러, 21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를 메리츠증권은 '셀다운' 방식으로 판매했습니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우선 자기 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실패하면 해당 투자자산을 떠안아야 합니다.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5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66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12월 블랙스톤 등 해당 펀드 관련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습니다.
즉, 선순위 대출이 투자금액을 갚을 권한이 말소된 겁니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펀드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면서 롯데손보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2년 6개월 만에 전액 손실 처리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롯데손보는 손실이 메리츠증권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메리츠증권에 "사기와 기망에 의한 판매"라면서 부당 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6일엔 금감원에는 '위험성 여부를 인지하고 팔았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라고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롯데손보는 투자 당시 발전소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를 속인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스파크 스프레드란 전기가격에서 가스가격을 뺀 금액으로, 실제로 발전소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나타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투자 설명서에는 2019-2025 기간 평균 스파크 스프레드는 35달러 수준이어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면서 "손실을 본 뒤 2019년 4분기만 따로 확인해 보니 11달러 수준에 불과했고, 그나마 1~3분기 자료는 받지도 못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OEM 펀드였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OEM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수익자나 판매사인 은행·증권사 등의 요청을 받아 만들어 운용하는 상품으로, 운용과 판매가 분리되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불법입니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거래를 발굴했고, 주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앵커]
그럼 메리츠증권은 뭐라고 하고 있나요?
[기자]
전혀 사실무근이란 입장인데요. 메리츠증권은 "구조적으로 주관사와 운용사가 있어 직접 소통할 수 없다"라면서 "셀다운 매각에 참여했을 뿐 펀드 운용에는 관여한 바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펀드 판매 당시 알릴 수 있는 위험은 고지했다는 입장인데요.
메리츠증권은 "일반적인 발전소 펀드 구조인데, 코로나19로 전력수요 및 가동률이 급감하고 전력가격 또한 낮아지며 손실이 난 것"이라면서 "당시 '1년 뒤 코로나19 발생'이라는 위험을 고지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당 펀드에 투자한 5개 기관(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직원공제회) 중 롯데손보만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둘 간 의견 차이가 상당해 보이는데, 문제제기 시점이나, 상황 등을 두고 이번 일이 좀 이례적이라는 말이 오간다고요?
[기자]
네. 일단 시점인데요. 2021년 8월 손실을 본 뒤 2022년 11월 소송, 2023년 3월 민원 등 문제제기를 한 게 의아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롯데손보의 실적이 나빴다는 점도 거론되는 의견 중 하나입니다.
2019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보는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2021년엔 1199억 원 순이익을 냈는데요.
그러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628억 원 순손실을 냈습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기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측은 회계장부 상 손실처리와 관련 내용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는 입장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선 실제 손실을 입었다는 자료가 필요한데, 2022년 2월쯤 전액 손실처리를 끝냈다"라면서 "이후 투자 건에 대해 검토, 조사한 끝에 소송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업계에선 기관끼리 공방을 벌이는 게 이례적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불완전판매와 유사한 이유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금감원에 민원에 제기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책임 소재를 따져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김동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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