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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發 위기'에 반대매매 우려…국내 담보부족 계좌 8천800개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3.16 08:32
수정2023.03.16 08:36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은행들의 연이은 유동성 위기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8천800개입니다. 이달 초만 해도 1천887개였는데 2주 사이 약 4.7배 늘어난 겁니다.

심지어 개인 고객이 많아 반대매매 계좌가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계좌 수를 공개하지 않아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입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각각 11조원, 4조원 안팎입니다. 이들까지 합산하면 담보부족계좌 수 증가율은 더 클 전망입니다.

담보 부족에 처한 개인 투자자들은 기한 내에 필요한 금액을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에 놓이게 됩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파는 경우를 말합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의 평가 금액이 주가 하락에 따라 통상 담보유지비율인 140% 아래로 내려가면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강제 처분합니다.

SVB사태로 지난 14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급락했던 걸 고려하면 이틀 뒤인 16일 반대매매 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또한 반대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늘어난 상태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가운데 반대매매 금액은 301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2.5%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이 통계에는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 거래에 의한 반대매매 금액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튿날인 14일에는 반대매매 금액이 268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지난달 말(125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이었습니다. 비중 역시 9.0%로 지난달 말(6.6%)보다 컸습니다.

또 1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2천63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 16조원대였던 잔고는 지속해서 불어나 이달 9일 18조원대로 올라선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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