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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소액주주 투표율 주목…윤경림 KT 대표이사 '승부수'는 여론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3.13 11:42
수정2023.03.14 10:12

[KT 지분 구조 현황 (그래픽=이경문 기자)]

어제부터 KT 주주 전자투표…CEO 선임에 독려글 상당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자 최종 선출을 위한 주주총회를 3주 앞두고 표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KT는 어제(13일)부터 30일까지 대표 선임을 비롯해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의 건 등에 대한 주주 전자투표를 진행합니다. 주총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합니다. 

KT 소액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에서는 주주권리행사의 한 방법인 전자투표도 활용하자며 투표 후 '릴레이 인증'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전 9시부터 투표가 시작됐는데, 투표 인증 글이 수십건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KT 주식 종목토론방에도 투표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예년보다 전자투표 참여율이 더욱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주총 전까지 500만주(KT 전체 주식의 약 2% 수준)를 모아 윤 후보자 쪽에 힘을 보태는 걸 목표로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카페 1200명 돌파, KT 전체 지분의 1% 이상 지분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정치권이 KT 대표이사 선임에 개입해 특정 인물을 뽑으려 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소액주주로 보면 전체 지분 중 약 57%를 차지합니다. 

KT 전자투표 참여율은 2021년 4.34%에서 지난해 19.3%로 높아졌습니다. 기관 투자자와 일반 주주의 참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자자자 선택도 '변수'…5%대 티로우 프라이스·실체스터 주목
이외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 중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우 프라이스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티로우 프라이스는 지난달 27일 기준 5%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5%가 넘어 공시 대상이 되면서 이름이 공개됐습니다. 정부의 방향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어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분 5.07%를 보유한 영국계 투자사 실체스터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KT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공격적인 주주활동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윤경림 KT 대표 후보자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인식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T는 최근 주총 소집 공고 정정 신고를 통해 '윤경림 대표 후보는 대표이사로 선임 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공시했습니다. 사외이사 추천에서 투명성을 제고해 사외이사로부터 진정한 감시, 견제를 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또 윤 후보자는 우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지배구조개선TF'를 선제적으로 구성해 여론에 호소했습니다. 

윤경림 '호소'에도 등 돌린 정부·최대주주 
하지만 현재 드러난 지분으로선 반대표가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8.53%로 최대 주주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반대표를 시사한터라,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대자동차의 의견이 중요했는데, KT 측에 '대주주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현대자동차는 KT와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해 7500억원 규모의 지분 혈맹을 맺어 우호지분으로 분류됐었지만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5.48%를 쥔 3대 주주 신한은행도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엔 윤 후보자가 정부와 소통하려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대통령실의 차가운 반응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내세우고,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 윤석열 대통령 충암고 선배인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내정했습니다. 하지만 임 고문은 지난 8일 후보에서 물러났고, 윤 부회장은 어제(12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윤경림 후보자가 최종 선임되더라도 현 정부 임기 내내 CEO 리스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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