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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명 대기하는데…하루 고작 12대 생산되는 '이 차'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3.10 04:02
수정2023.03.10 14:11

[GMC 허버 EV. (GMC 홈페이지 갈무리=연합뉴스)]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비약적인 도약을 목표로 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계획이 연초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9일 소식통을 인용해 GM의 전기 픽업트럭 'GMC 허머'가 생산에 나선 지 15개월이 넘은 현 시점에도 하루 생산량이 12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 마저도 배터리팩에 물이 스며들 수 있다는 결함이 발견되면서 이미 인도된 124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판매 중지 상태로 묶여 있습니다.

주문 대기 고객만 8만 명이 넘지만 생산 부진으로 언제 고객들이 마음을 돌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캐딜락 리릭 전기 SUV 사정도 비슷합니다.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아직 생산량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리릭의 판매량은 올 2월까지 약 1천 대에 그쳤습니다. 리릭과 직접 경쟁하는 테슬라의 모델Y가 지난해 25만 2천 대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입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GM은 배터리 확보 등을 이유로 올해 리릭 미국 생산 목표를 당초 전망보다 9% 낮춘 3만 6천 대로 잡았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GM이지만 배터리 결함과 부품 부족 등으로 전기차 전환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WSJ는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GM이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측은 올 하반기 전기차 생산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8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으로 오하이오주에서 문을 연 배터리 공장의 생산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전기차 생산이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바라 CEO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전기차 전환을 선언한 것과 달리 전통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대량 생산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고전하고 있는 건 비단 GM뿐이 아닙니다.

전통강자 포드도 지난달 4일 출고 전 검사에서 배터리 관련 이슈로 전기픽업트럭 F-150라이트닝 생산을 5주 동안 중단했습니다. 다음 주 생산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올해 목표치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전기차스타트업 리비안도 지난해 생산 목표를 5만 대에서 절반인 2만 5천 대로 낮춰잡았고, 올해 5만 대로 다시 높여 잡았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칩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선두 테슬라는 2차 가격 전쟁을 선포하며 '치킨게임'에 불을 붙이고 있어 후발주자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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