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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여당 반대에도 '구현모 오른팔' 윤경림…최종관문 통과할까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3.09 13:12
수정2023.03.09 14:00

[앵커] 

수개월째 차기 수장 선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업이 있죠. 



바로 우리나라 재계 순위 12위, KT입니다. 

최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확정했는데요. 

아직 몇몇 관문이 남아있어 여전히 정재계가 시끌시끌합니다. 

산업부 배진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최종 후보자인 윤경림 사장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 후임으로 윤경림 후보자가 낙점됐습니다. 

윤 사장은 데이콤에서 통신업계 이력을 시작한 뒤 2006년 KT에 입사한 뒤 CJ그룹, 현대자동차 등을 거친 '신사업 전문가'로 꼽힙니다. 

지금은 K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고 있는데요. 

윤 후보자는 사실상 구현모 대표가 제시한 '디지코' 전략을 이어갈 적임자로 꼽힙니다. 

최종 면접에서도 윤 후보자는 KT 사업 구조를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해 기업 성장과 주주 이익 확대에 기여한 경영 성과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신사업 부문 성장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T 이사회는 윤 후보자 낙점 이유에 대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는 반발이 여전하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먼저 유력시되던 여권과 관계 깊은 정관계 인사들이 모두 탈락하고 KT 전현직 임원 4인만 후보자로 남으면서 노골적인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최승재 / 국민의힘 의원 : KT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최종 후보 4인의 전현직 임원임이 밝혀지면서 그들의 이익 카르텔을 증명한다 할 것입니다. 철저히 자신들의 이득만을 위한 것이 아닌지 특정인을 밀어주는 게 아닌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또 KT 내부에서는 구현모 대표 사법 리스크를 감싸기 위해 윤 내정자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김미영 / KT새노조 위원장 : KT CEO는 '교도소 담벼락을 걷는 자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비리 온상으로 이권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합니까.] 

후보자 1인으로 결정된 이후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기류도 생겼습니다. 

[박성중 /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 : 더 추가적인 의견을 낼 생각은 없고요. 어제(7일) 문제에 대한 부분은 기존 절차 과정대로 움직이는거기 때문에 위반할 거라던지 볼 수 있는 건 없어서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은 없고요. 앞으로 주주총회가 있으니까 결과를 지켜봅시다.] 

윤 후보자는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며 선제적으로 '지배구조개선 TF'를 개설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앵커] 

이제 남은 건 주주총회죠? 

[기자] 

윤 후보자가 KT 대표이사로 선임되려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합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현재로선 윤 후보자 선임을 찬성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지분율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은 9% 남짓입니다. 

현대차, 신한은행 등은 KT와 사업제휴를 이어가고 있어 우호 지분율로 분류되지만, 정부 눈치를 볼 수 있다는 변수가 있긴 합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20%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분율 1% 이하인 KT 소액주주 지분이 50%가 넘고, 이들 중 대부분이 외국인 지분이라서 이들의 표심이 관건입니다.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 사이에서는 불확실성 장기화에 주가가 하락하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 입김에 반감을 가진 주주들이 윤 후보자를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만약 윤 후보자가 주총에서 승인된다면 명분 확보하고, 더 이상 정치권에서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윤 사장이 주주총회 산을 넘는다고 해도 불편한 관계 해결이 중요하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통신이라는 규제산업 특성상 정부와 여당과 불편한 관계는 사업에 '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KT의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리스크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이승웅 /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태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대표가 어떻게 이끌어갈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거죠.] 

또 앞으로 이뤄질 KT의 사외이사 공석에 대한 논의가 주목됩니다. 

사임을 표한 사외이사와 임기 종료를 앞둔 사외이사 공석으로 총 5명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뽑아야 하는데요. 

여권에서는 사외이사직을 통해 KT의 지배구조를 살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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