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대란' SRT 새 열차 발주, 시작부터 삐걱
SBS Biz 이한나
입력2023.03.07 08:44
수정2023.03.07 10:25
열차 부족으로 예매가 어렵다는 승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수서고속철(SRT)의 새 열차 발주 작업이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입니다.
1조 원 규모의 신규 고속열차 입찰 서류에서 오류가 발견돼 입찰 공고를 거둬들이고 다시 내게 됐습니다.
SRT 운영사인 SR에 따르면 SR은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정비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가, 입찰 개시를 사흘 앞둔 지난달 17일 취소했습니다.
앞서 SR은 신규 고속철도차량(EMU-320) 14편성(112량) 발주 공고를 냈고, 지난달 20∼22일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발주 규모는 차량 구입비 5천255억 원과 유지보수 서비스 4천750억 원 등 1조 52억 원에 달합니다.
SR이 지금까지 도입한 열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정비를 위탁했지만, 신규 열차부터는 열차 제작사에 수리까지 일괄적으로 맡기는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연말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 수습이 제대로 안 돼 SRT 열차 운행이 대거 차질을 빚고, 6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자 SR은 코레일과의 '결별'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코레일과의 위수탁 계약을 정비하고, 자체 차량 정비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SR이 야심차게 내놓은 입찰 공고를 거둬들인 것은 입찰 서류에서 오류가 발견돼서입니다.
SR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입찰 안내 서류에는 '지식재산권 소유권한'과 관련해 반대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특수설명서'에는 "SR이 설계도서·준공자료 등 일체에 대해 발주자 및 공동소유자로서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지만 '비밀유지협약서'에는 모든 권리가 정보제공자, 즉 열차 제작사에 속한다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열차 제작사의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SR은 지식재산권 공동소유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공고를 다시 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신규 열차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입찰 과정이 두 달가량 늦춰졌다는 점입니다.
SRT '예매 대란'은 열차가 늘어나야 풀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SR은 이달 중 입찰 재공고를 내고, 4월 13∼17일 입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계약은 4월 말 체결합니다.
SR은 입찰이 늦춰졌지만, 신규 열차 도입 시점은 2027년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SR 관계자는 "신규 열차 납품은 2027년 2월부터 2028년 2월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시험 검증까지 완료한 열차는 바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R에 앞서 코레일도 신규 고속철도차량(EMU-320) 136량을 발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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