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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가격할인 '치킨게임'…또 내렸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3.07 03:33
수정2023.03.07 08:54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다시 한번 할인 카드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각각 5천 달러(약650만원), 1만달러(약1천300만원)씩 인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모델S의 기본형 가격은 기존 9만4천990 달러에서 5.2% 하락한 8만9천990달러로 내려갔고, 모델S 플레이드는 11만4천990달러에서 4.3% 내린 10만9천990달러로 책정됐습니다.

테슬라는 또 모델X의 기본형과 고성능 모델의 가격을 각각 9만9천990달러, 10만9천990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기존 가격 대비 각각 9.1%, 8.3% 내린 수치입니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올 들어 두 번째입니다.

지난 1월 가격을 대폭 조정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할인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5~10%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테슬라는 10% 중후반 대에 달해 상대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설 여력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소비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테슬라가 할인 카드를 통해 본격적인 '치킨게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앞으로 가격인하 카드를 보다 강하게 꺼내 들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는 최근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향후 전기차를 현재 모델의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제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전기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원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터리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에서 벗어나 북미산 원료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선두 테슬라는 독일에서 배터리 전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거둬들이고, 대신 세제 혜택이 더 유리한 미국으로 '유턴'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현재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3 가격은 1월 신차 평균가보다 5천 달러 가까이 더 저렴합니다.

주요 외신들은 "모델3는 선불 크레딧이나 연료비 지원 등의 혜택이 없어도 이미 내연차와 경쟁하는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테슬라의 가격 전쟁 선포에 완성차업계 전통강자 포드까지 전기찻값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피 튀기는 경쟁과 더불어, 배터리 가격 상승 등 시장 변화로 일부 업체들은 전기차를 팔면 오히려 손해까지 보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올인' 전략을 다시 한번 고민하는 터닝포인트에 놓여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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