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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예탁금 이자 16배나 올려준다고? '뒷목 잡게하는' 카카오페이증권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3.06 14:34
수정2023.03.06 17:41

지난달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겨 놓은 예탁금으로 가만히 앉아서 큰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감독원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증권이 최대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연 0.3%에서 5%로 16배 넘게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객들 뒷목 잡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6일 두 회사는 카카오페이증권 종합계좌를 보유한 고객을 위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증권사 예탁금이란 고객이 주식에 투자하기 전 증권사에 잠시 맡겨놓는 금액입니다. 증권사는 이를 한국증권금융이라는 곳에 운용을 맡기고 발생하는 수익을 나눠 갖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자와 비슷한 개념인 '예탁금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고객에게 지급합니다.

두 회사는 6일부터 카카오페이증권에 종합계좌를 보유하고 있거나 새롭게 만든 고객에게 최대 연 5% 예탁금 이용료율을 적용합니다. 기존에는 많아도 0.3% 정도였으니 약 16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해당 이용료율은 오는 6월 말까지 적용됩니다.



하지만 이용료율이 높아졌다고 무턱대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연 5% 이용료율이 적용되는 최대한도가 30만 원까지입니다. 아무리 많이 받아도 1년에 1만 5천 원이 최대인 겁니다. 이마저도 주 단위로 나눠서 받는 만큼 실제 체감하는 이자는 크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분통이 터지는 것은 예탁금이 많을수록 이용료율이 적어진다는 겁니다. 예탁금 30만~100만 원 구간에 적용되는 이용료율은 2.5%로, 최대치의 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100만 원이 넘는 예탁금에 대해서는 기존 이용료율인 0.3%가 적용됩니다.
 

'이 정도면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증권사들은 최근 고금리 시대에 예탁금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벌고도 이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데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양정숙 무소속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개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예탁금 수입은 약 1조 735억 원입니다. 반면 예탁금 이용료로 지급한 돈은 1970억 원에 그쳤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혜택에는 한도나 조건 등이 붙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제공되는 혜택이 실제 자신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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