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700만원 코트, 105만원 책가방…명품 아동복도 오픈런?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3.03 15:18
수정2023.03.04 18:11

[구찌 키즈 '더블 G 브레스티드 코트'(왼쪽), 베르사체 키즈 '메두사 오픈 토 샌들'(오른쪽). (사진=각 회사 홈페이지)]

무섭게 떨어지는 국내 합계출산율에 반해 국내 아동복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중교통·의료기관·약국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해제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첫 신학기를 맞아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부모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조부모·친척들을 비롯해 주변 지인까지 지갑을 여는, 이른바 '텐포켓(열 명의 주머니)'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아동 명품 시장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키즈 명품, 가격 '헉'소리 난다…코트 한 벌에 700만 원
키즈 명품 브랜드 제품들은 성인 명품 제품 못지 않게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국내 시장에 알려진 '몽클레어 키즈' 라인 패딩은 대부분 100만 원을 훌쩍 넘고, 심지어는 200만~300만 원을 넘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당시 해당 브랜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국 온라인 패션업체 파페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키즈'에서 판매되는 '양가죽 바이커 재킷'은 742만 원에 책정되어 있고, '톰브라운 키즈'에서 판매되는 '버튼 다운 핏 블레이저'는 467만 원입니다. 

이외에도 버버리칠드런의 경우 로고가 그려진 백팩(책가방)은 105만 원, 여성 유아용 트렌치코트는 145만 원 등이지만 활발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몽클레어 키즈 제품들.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갈무리)]
'텐 포켓' 시대, 아동 명품 흥행할 수밖에
한국산업연합회는 최근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가 2020년 9천12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2천16억 원으로 약 32%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패션 시장이 40조 3천228억 원에서 45조 7천789억 원으로 약 13.5% 성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아동복 시장이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셈입니다.

특히 샤넬, 디올, 버버리, 펜디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키즈 라인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2월 아동 상품군 전체 매출이 15% 늘었고, 아동 명품 매출은 2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아동 상품군 매출이 11.4% 늘었으며, 현대백화점은 아동 상품군 매출이 18% 성장했고, 아동 명품은 2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아이가 귀해지면서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지인 포함 어른 10명이 지갑을 연다는 '텐포켓족'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아동용품, 특히 아동 명품 시장이 주목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합계출산율이 0.78까지 떨어졌는데, 그만큼 아이를 안 낳거나 많이 낳아야 1~2명 겨우 낳는 상황"이라며, "자녀들이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 첫 유치원 등원할 때 전부 다 명품을 입혀서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태어난 아이들은 Z세대 다음인 알파세대인데,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들"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들은 고학력자가 많고 맞벌이를 많이 하다 보니까 소득이 이전 세대 부모들보다는 많은 반면, 자녀 수는 더 적기 때문에 한 자녀에게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동 명품 트랜드 지속…국내 백화점들, 아동 명품 매장 늘린다
아동 명품 트랜드 확산에 국내 백화점들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등을 중심으로 지방시, 펜디, 겐조 키즈 라인에 힘을 주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에 프랑스 럭셔리 유아동 브랜드 아뜰리에슈를 국내 최초로 들여왔습니다.

또, 신세계는 100만~200만 원대 명품 유모차로 알려진 부가부, 스토케 매장을 지금보다 1.5배 넓게 확장하고, 영국의 고급 애착인형 브랜드 ‘젤리캣’ 매장을 별도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판교점에서 톰브라운 키즈 팝업 스토어를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압구정 본점에 베이비 디올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방시, 펜디, 몽클레르 키즈와 함께 고가의 수입의류 편집숍인 리틀그라운·한스타일키즈·매직에디션 등 아동 명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준명품 패션업체들도 이에 대응해 고가 제품을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닥스와 빈폴, 헤지스 등은 키즈 라인에서 10만~20만 원대 책가방과 보조가방, 4만~5만 원대 고급 실내화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문세영다른기사
LH, 올해 공공주택 5만 가구 착공…내년엔 6만 가구 목표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권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