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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의 뒤늦은 '직급 통폐합'…실적 부진에 분위기 쇄신?

SBS Biz 박채은
입력2023.03.03 11:18
수정2023.03.03 13:34


효성그룹이 다음 달부터 직급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입니다.



효성의 직급체계는 L1, L2, L3로 3개로 이뤄지는데, 기존에 있던 사원과 대리는 L1, 과장과 차장이 L2, 부장은 L3입니다.

L1에는 ‘프로(Professional)’, L2에는 ‘퍼포먼스 매니저’의 약자를 따서 ‘PM(Performance Manager)’, L3에는 ‘퍼포먼스 리더’의 약자를 딴 ‘PL(Performance Leader)’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변경되는 직급 체계와 명칭은 지주회사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가 모두 반영합니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직급 단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안을 놓고 시행 시기를 조율하다가 계속 미뤘습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 인사를 강화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경영상 여러 판단을 했다”고 개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효성, 뒤늦은 직급개편…터널 뚫을 분위기 전환?
주요 대기업들이 앞서 직급 체계를 잇따라 개편한 것과 비교하면 효성그룹은 상대적으로 늦었습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부터 단일 직급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사원-대리-과장-부장’ 직급을 없애고, PM(Performance Manager)으로 직급을 통일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직원끼리 '이름+님'이나 '프로님'이라고 부르는 수평 호칭을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존 직원들에만 적용했던 수평 호칭 제도를 경영진과 임원까지로 넓혔습니다.

직급 개편이 자리를 잡은 선례가 있는 만큼, 효성은 회사가 처한 위기 돌파구 내지는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직급 개편을 택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지난해 효성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글로벌 업황이 주춤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습니다. 배당금을 줄이거나 늘리지 않기로 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조 원과 영업이익 3천100억 원을 기록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7% 줄었습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위 직급이나 일반 직원들의 직급 통합은 관리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지만 인력 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이 증가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1월 17일 효성티엔에스가 NFT(대체불가토큰) 정보 제공 전문 포털 서비스인 NFTtown 오픈하는 등 첨단 IT기술 분야로 사업의 반경을 넓히는 가운데, 보다 젊은 조직으로의 변화를 꾀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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