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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결국 백기 든 대한항공…그런데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는?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3.02 13:06
수정2023.03.03 09:20

[앵커] 

지난달 중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을 지적하자 대한항공이 곧바로 밝혔던 대책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잘 쓸 수 있도록 마일리지 좌석이 절반 이상인 특별 전세기를 띄우고, 5% 수준인 항공기 내 마일리지 좌석 비중도 늘린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마일리지 개편이 물 건너가면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용 특별 전세기도 함께 슬그머니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김정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 운항이나 마일리지 좌석 수 확대, 이건 시행을 하긴 하는 겁니까? 



[기자] 

지난달 22일 대한항공이 발표한 입장문에는 "마일리지 개편안 재검토와는 별도로 마일리지 좌석 공급은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그런데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 운항 관련 내용은 발표한 입장문에서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한항공의 입장을 다시 확인해 보니 "아직 개별 사안에 대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확인해 봐도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없었습니다. 

국토부는 마일리지 좌석 수 확대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수년 전부터 논의해 온 사안이지만 최근에는 관련 논의가 없었고,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 운항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음성변조) : 국제선 이거 (특별 전세기) 운항하겠다고 저희한테 이렇게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협의해 온 건 없습니다. 언론보도 이후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은 건 없거든요.] 

앞서 대한항공은 원희룡 장관의 비판 직후 두 계획에 대해 국토부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마일리지 개편 두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일단 던지긴 했는데, 막상 하려니깐 비용부담이 돼서 슬그머니 접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기자]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의 경우 국토부에 운항 신청을 해야 하고 심사 후 승인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긴 합니다. 

또 절반이 넘는 승객들에게 항공료는 받지 않으면서 별도의 항공기를 추가로 띄워야 하다 보니 대한항공 입장에선 딱히 돈은 안 되고 비용만 나가는 구조입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전세기 운항을 뉴욕과 LA, 파리 등 장거리 노선 위주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일리지 좌석 수 확대도 승객들이 마일리지로 이용하려는 노선은 대부분 고가의 중장거리 노선인 만큼 좌석을 많이 늘릴수록 수익성에 도움이 안 됩니다. 

다만 대한항공이 먼저 언급했던 대책인 만큼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비판을 또다시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일단은 마일리지 제도는 기존대로 시행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대로 시행하는 것도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손해이지 않습니까? 

[기자]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인데요. 

한항공의 부채는 총 18조 원인데, 이중 마일리지 부채, 즉 이연수익이 2조 7천억 원 정도입니다. 

이연수익은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회계상에 수익으로 다시 잡히는데요. 

발표됐던 마일리지 개편안은 소비자들이 비싼 중장거리 노선 위주로 마일리지를 더 많이 쓰게 해 대한항공의 부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는데 이 부담을 다시 떠안게 된 겁니다. 

인천~뉴욕 편도 노선 비즈니스석을 마일리지로 구매하려면 기존에는 6만 2500마일이 필요했지만, 새 개편안을 적용하면 9만 마일이 필요합니다. 

[앵커] 

마일리지 공제율을 올린 새 개편안이 이렇게 비판받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당시 국민 혈세로 정부 지원금을 오래 받아왔기 때문이겠죠? 

[기자] 

지난 2020년 4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과 공항 사용료 감면 등 정부가 대한항공에 지원한 지원금은 약 3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시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긴급 유동성 자금으로 대한항공에 1조 2천억 원을 투입하기도 했는데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고 코로나19 시기를 넘긴 대한항공은 지난해 2조 8836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앵커] 

새 마일리지 개편안은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대한항공은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입장인데, 발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초 다음 달부터 시행하려던 개편안도 대한항공이 내부적으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해 마련했던 개편안이었습니다. 

다른 항공사와의 조율 작업 등 별도의 절차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 관련 수렴된 고객들의 의견을 통해 개선 대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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