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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야" 보이스피싱 90% 지인 사칭…'불신의 늪'

SBS Biz 황인표
입력2023.02.28 17:45
수정2023.02.28 18:27

[앵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은 메신저를 통해 자녀와 친구 등 지인으로 위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의심이 들면 조심이 먼저겠지만 한편으론 우리 사회가 빠르게 불신의 사회가 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황인표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딸이 아버지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어떤 앱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망설이는 아버지에게 '자기 위치를 알려주는 앱'이라며 안심시킵니다. 

결국 설치된 앱, 알고 보니 외부에서 스마트폰 정보를 빼갈 수 있는 악성앱이었습니다. 

딸인 척 메시지를 보낸 건 딸의 스마트폰을 원격조정한 사기범이었습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이 이 같은 지인 사칭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검찰과 국세청 등 권력기관과 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대부분이었지만 더 이상 사람들이 속지 않자 가족과 친구 등 지인인 척 안심시키면서 범죄에 나선 겁니다. 

한편으론 정상적인 지인 간 연락이나 은행 업무 연락조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교수: 지인 사칭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릴수록 진짜 가족이나 친구 아니면 은행 직원이 업무차 전화를 했는데도 이걸 믿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가 좀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선 지인 간 메시지라고 하더라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하지 말고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신분증과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메신저로 줘서도 안 됩니다. 

돈을 보낸 후 뒤늦게 보이스피싱인 걸 알았다면 경찰이나 금감원, 금융사 콜센터에 지급정지 신청을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SBS Biz 황인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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