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못 파는데 벌금만…한국GM·쌍용차·르노, '사면초가'
SBS Biz 신성우
입력2023.02.27 10:25
수정2023.02.27 17:10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사실상 벌금 성격의 기여금을 내야 합니다.
연평균 판매 대수가 10만대를 훌쩍 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친환경차를 전체 내수 판매 대비 12% 판매해야 하고, 연평균 판매 대수가 2만대 이상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국GM의 경우 친환경차 판매 비율 8%를 충족해야 합니다.
기여금 규모를 매출액의 최대 1%로 제한했지만, 기준 미달 1대당 60만원의 기여금이 부과되는 만큼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2025년까지 1대당 60만원의 기여금이 부과되지만, 오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1대당 150만원, 2029년부터는 1대당 300만원의 기여금이 부과돼 친환경차 판매 비율 맞추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뜩이나 판매 비율을 충족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국내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고자 판매 비율 상향을 추진 중입니다.
기존 판매 비율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상향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 마쳐…비율 올라가는 방향"
현재 환경부는 올해 기준 친환경차 보급목표제 고시를 준비 중입니다. 올해 기준 친환경차 판매 비율이 내용에 포함됩니다.
환경부 측은 "정부가 판매 비율을 낮추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친환경차 보급 의지를 밝혔습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중으로 변경된 친환경차 판매 비율을 고시할 예정이었으나, 관계 부처·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과정 속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습니다.
환경부는 "고시에 마감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협의 등을 진행하다 보니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세한 수치를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미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를 마쳤고 올라가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판매 비율 충족에 애를 먹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과 비율 상향과 관련해 협의를 거쳤고, 완성차 업체들의 호소에도 결국 비율 상향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에서 총 68만8천743대를 판매했고, 이 중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수소차는 총 8만1천355대 판매했습니다. 판매 비율로 따지면 11.8%입니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54만1천68대 중 전기차 4만9천419대를 판매해 9.1%의 친환경차 판매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완성차 업체 부담"…특히 한국GM·르노·쌍용
지난해 기준 한국GM은 전체 판매 3만7천239대 중 전기차 판매 2천608대로 7%의 판매 비율을 기록했고, 르노코리아와 쌍용자동차는 각각 약 0.98%, 0.16%의 판매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8%에 한참 못 미친 것입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친환경차 판매 비율에 따라 기여금을 부담하는 규정이 계속 강화하는 쪽으로 가다보니 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며,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자체적 전기차 계획이 있고, 그대로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도 당장 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아이오닉6의 판매 호조와 계속 이어질 전기차 신차 출시 등으로 기여금을 크게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중 EV9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7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또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전기차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며 비율 충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경우 현재 전기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최근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이 국내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고 시사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입니다.
쌍용차의 경우 지난해 야심차게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배터리 팩 공급 문제로 인한 생산 중단과 맞물려 100여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중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훌쩍 넘깁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기여금 마저 늘어나니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부는 빠르면 이달 중 확정된 친환경차 판매 비율을 고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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