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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하이브리드 '맛집'은 우리…도요타, '믿는 구석' 하이브리드로 韓 공략

SBS Biz 신성우
입력2023.02.21 17:27
수정2023.02.21 17:34

[사진 제공=한국도요타자동차]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초 1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사토 고지 도요타자동차 집행임원이 사장 겸 CEO에 오르는 인사를 발표했고, 기존 사장이었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이사회 의장 겸 회장에 오릅니다. 사토 고지 집행임원은 오는 4월 취임할 예정입니다.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 속 친환경차 전환의 적임자로 사토 고지 집행임원이 임명된 것입니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오너 일가이자 회장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사토 고지 집행임원은 세간의 기대에 맞는 초반 행보를 보였습니다. 사토 고지 집행임원은 현지시간 13일 "비즈니스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전기차 우선 사고방식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충분하지 않은 충전 인프라, 배터리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꼽으며 '전기차 시기상조론'을 언급해왔습니다.



특히,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해 10월 "전기차는 모든 것을 능가할 만한 선택지가 아니다"며, 전기차 전환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랬던 도요타가 수장이 바뀌면서 노선을 갈아탄 것입니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의 비중을 1천만대에 달하는 3분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됐음에도 투자를 확대해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들을 따라 잡겠다는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6종·순수 전기차 2종…전동화 모델 총 8종 출시

전기차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던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는 다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아직은 '믿는 구석' 하이브리드가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오늘(2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영, 판매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자리에서 한국도요타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전기차(BEV) 등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 8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요타 브랜드는 이날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하이브리드(HEV) 세단 크라운 크로스오버, 대형 하이브리드(HEV) 미니밴 알파드, 준대형 하이브리드(HEV) SUV 하이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프리우스, 도요타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BEV) bZ4X 등 6종을 출시합니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순수 전기차(BEV) SUV 모델 RZ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완전 변경 RX 등 2종의 전동화 모델을 도입합니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하는 도요타의 멀티 패스웨이 전동화 전략 아래, 한국도요타자동차 역시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전동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렉서스 RZ와 도요타 bZ4X 등 전기차 2종 출시가 포함된 전략이지만, 방점은 6종의 하이브리드에 찍혔습니다. 콘야마 사장은 이 자리에서 "당장 탄소중립에 공헌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노 재팬' 뚫어낼까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자리를 3년 연속 유지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는 유독 한국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8년 1만6천774대 판매, 2019년 1만611대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그리며 지난해까지 연간 1만대 판매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노 재팬' 운동에 불이 붙으며 그 여파를 그대로 맞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연간 6천259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주춤한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HEV) 시장에서는 어깨를 폈습니다. 지난해 기준 신규 등록된 수입자동차 하이브리드(HEV) 중에서 도요타와 렉서스는 톱5를 모두 차지했습니다.

렉서스 ES는 4천869대 판매를 기록했고, 뒤이어 도요타 RAV4, 렉서스 NX, 도요타 캠리, 도요타 시에나 순으로 판매가 많았습니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국도요타의 전동화 차량 판매 비율은 지난해 기준 렉서스 98%, 도요타 94%에 달합니다.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도 도요타에게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믿는 구석'인 것입니다.

도요타는 한국 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판매량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콘야마 사장은 이날 "한국 사회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하겠다"며 한국 소비자 마음 돌리기에 나섰습니다.

당장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도요타는 '앞으로 잘해야 하는 것' 보다는 '잘해왔던 것'을 꺼내들었습니다.

올해 6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총 8종의 전동화 모델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도요타의 성패는 이날 출시된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어느 정도 가늠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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