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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돈으로 배불렸네…증권사, 예탁금으로 4년간 1조8천억 벌었다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2.20 11:15
수정2023.02.20 14:21

이자로 수익을 챙기는 건 은행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식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는 예탁금이란 돈이 있습니다. 증권사는 이걸 법이 정해둔 곳에 운용을 맡기고 수익을 가져가는데, 그 수익이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정현 기자, 일단 증권사 예탁금이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부터 설명해주시죠. 
먼저 구조를 설명드리자면요.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으로 옮겨야 합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이를 국채증권이나 지급보증이 된 채무증권 등 안정적인 곳에 투자하고 수익금을 증권사와 나눠 갖습니다. 

이렇게 국내 30개 증권사가 지난 4년 동안 벌어들인 예탁금 수입은 약 2조 4600억 원에 달합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이 수입이 4천억 원에서 5천억 원에 머물렀었는데 지난해 유독 크게 뛰어 1조 원을 넘게 벌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증권사 예탁금이 늘어난 데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고객이 맡긴 돈으로 수익을 챙긴 건데, 그럼 돈을 맡긴 고객에게도 수익이 잘 돌아갔습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증권사도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이자를 주고 있긴 합니다. 

이때 적용되는 평균 이자율은 최소 0.1%에서 많아야 0.4%인데요.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는 이자율 최저치가 0.8%라는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짠 겁니다. 
 

실제로 국내 30개 증권사가 예탁금 수입에서 고객에게 돌려준 돈은 지난 4년 치를 다 더해도 약 6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2조 4천억 원을 넘게 벌어 고작 6천억 원을 돌려줬으니 결국 증권사가 고객 돈으로 그냥 앉아서 번 돈만 1조 8천억 원이 넘는 셈입니다. 

[양정숙 / 국회의원: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0%대 낮은 금리 적용하면서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습니다. 이익 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 은행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돈잔치' 비판이 증권업계로도 확산될 전망입니다. 

SBS Biz 류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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