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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와 띠부씰' 친권(?)은 누구?…SPC삼립 '난감'

SBS Biz 전서인
입력2023.02.19 09:51
수정2023.02.19 20:58


SPC삼립이 최근 새로 내놓은 보름달 빵의 인기 캐릭터 '보름이'와 빵에 들어가는 띠부씰(떼고 붙일 수 있는 씰)이 고객의 아이디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삼립은 이에 대해 고객의 제안 이전부터 검토하던 내용을 상품화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학생 A모씨는 작년 4월 29일 삼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빵 봉투에 그려진) 토끼를 여러 가지 콘티로 늘려서 삼립 자체 캐릭터로 (만들고), 이름은 '보름이' 이런 식으로 해서 스티커 30종 정도로 해서 보름달 안에 '보름이' 띠부씰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서 건의드린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띠부씰에 대해서도 "색은 약간 핑크+흰색으로 여러 가지 동작 콘티로 하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는 게  A모씨의 설명입니다. 

A씨는 회사측이 이에 대해 "말씀 주신 아이디어와 유사한 제품이 추후 출시가 된다면 삼립 인스타그램을 통해 빠르게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삼립은 이후 8개월가량 시간이 흘러 토끼해인 올해 정월 대보름을 앞둔 지난 2일 보름달 빵의 캐릭터 '보름이'를 선보이고 '보름이' 야광 띠부씰 35종을 1개씩 보름달 빵에 넣어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리뉴얼한 보름달 빵은 보름 만에 200만개가 팔려 평소 대비 판매량이 2배로 늘었습니다. 

A씨는 이에 지난 14일 삼립 고객센터에 다시 연락해 보름달 빵의 '보름이'와 띠부씰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인지 물었지만, 삼립은 A씨가 제공한 아이디어가 이미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것이어서 고객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보상을 원하지 않았으며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아이디어와 90%가량 똑같은 제품을 출시하고도 발뺌하는 행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대기업의 수준을 알 수 있게 됐다. 뉴스에서만 보던 부도덕한 행태를 직접 경험한 듯해 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립은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오해를 낳은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절대 고객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삼립이 공개한 내부 문서를 보면 2021년 10월 이미 보름달 빵에 대한 신제품 전략회의가 시작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보름이' '보르미' '보름토끼' 등의 캐릭터 이름이 처음 등장했고, 2022년 1월 '보름이' 명칭이 확정됐습니다. A씨의 제안 3개월 전에 '보름이'라는 이름은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또 '보름이' 띠부씰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름달 빵에는 2017년부터 일정 기간을 정해 띠부씰을 넣어 판매하는 등 띠부씰이 들어가는 빵들이 여러 종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립은 매달 50~60건의 고객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 고객 응대를 잊고 지내다 보니 오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립은 "고객의 관심과 의견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며, 제품 출시 이전에 내부 정보를 외부에 알릴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과정을 알 수 없었던 고객 입장에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객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며, 고객에게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오해를 풀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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