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알맹이 빠진 대한항공 마일리지 대책…"더 뿔났다"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2.17 17:45
수정2023.02.17 18:26

[앵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직접 비판에 나서면서 대한항공이 오는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마일리지 개편안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는 마일리지 좌석을 확대하고, 특별기 운항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정작 소비자들의 핵심 불만은 쏙 빼놓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또 나옵니다.

김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항공의 국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121개 노선을 구매할 때 드는 마일리지 총액을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개편 후 성수기 기준으로 총 415만 2500마일리지입니다.

변경 전보다 17만 마일리지가 올랐습니다.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마일리지가 오른 대신 단거리 노선의 마일리지는 줄기 때문에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평균 마일리지 공제액 자체가 오른 겁니다.

저비용항공사 등 대체제가 거의 없는 파리와 런던, 뉴욕 등 인기 장거리 노선의 공제액도 대부분 늘었습니다.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는 이유입니다.

[박유경 / 서울 강서구 등촌동: 그동안 마일리지를 열심히 모았는데 장거리, 뉴욕이나 이런 데, 저희 오빠가 그쪽에 계셔서 그쪽에 가는데 좀 보탬이 되고자 했는데 이게 오른다니까 속상해요. 당황스럽고요.]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잡힙니다.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가 18조 원 정도입니다.

땜질식 처방으로 내놓은 마일리지 좌석 증가나 특별기는 소비자 편익보다 대한항공의 부채 줄이기에 더 유리한 측면이 큽니다.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 원 장관의 말입니다.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는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에 더 유리한 방식으로 더 많이 털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만 개편을 검토한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와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 역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SBS Biz 김정연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정연다른기사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 사퇴
더 이상 터질 새우등도 없다…산업계 최우선 과제는 ‘탈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