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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생산직의 화려한 부활…"지방도 괜찮아요"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2.15 17:40
수정2023.02.15 18:16

[앵커] 

제조업 생산직은 꽤 오랫동안 구직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직종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생산직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김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포털 취업 카페에 뜬 공고입니다. 

정유회사(에쓰오일)가 생산직을 뽑는다는 소식에, 기다렸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틀 일하고 이틀 쉬어 일명 '워라밸'이 보장되는 근무형태와 평균 1억 원 수준 연봉, 파격적 성과급에 사업 안정성도 높다는 반응입니다. 

지난해 취업자가 2.7% 늘어난 반면, 올해는 0.5% 느는 데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자금줄이 마르면서, 사람을 덜 뽑거나 기존 인력을 줄이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생산직을 향한 취업준비생의 관심은 이전보다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김성령 / 한국항공대 4학년: 거리는 좀 멀어도 금액적인 부분에서 이득도 있고, 근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해서….]

[김상훈 / 명지대 4학년: 경제가 어렵고 돈을 빨리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들다 보니까 생산직이든 사무직이든 관계없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10년 만에 700명 생산직을 뽑습니다. 

나이와 전공, 학력 제한을 안 두는 이른바 '무스펙 채용'으로 진행하는 만큼, 2년 전 500대 1 수준이었던 기아 생산직 채용 경쟁률을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MZ세대를 중심으로 실용적이고 실리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니 워라밸을 지킬 수 있고 좋은 처우와 임금이 있다면, 서울을 떠난 비수도권이라 할지라도 상쇄되는 효과들이 배경에 깔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구직자 관심이 높은 생산직은 최근 이익을 많이 낸 기업들이기도 합니다. 

역대급 이익을 낸 에쓰오일은 여윳돈이 쌓였을 때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며, 희망퇴직 신청 범위를 생산직으로 확대했습니다. 

연봉 높은 고연차 직원을 내보내고 신입직원을 뽑아 전체 인건비 부담을 줄이자는 측면이 큽니다. 

SBS Biz 김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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