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복제약, 오리지널 이겼다…셀트리온 美서 첫 ‘추월’
SBS Biz 이광호
입력2023.02.14 15:00
수정2023.12.20 14:50
트룩시마는 셀트리온이 오래전부터 보유했던 바이오시밀러 3종 중 하나입니다. 미국 기준 2016년 첫 출시된 인플렉트라(한국명 램시마), 2019년 출시된 트룩시마, 그리고 2020년 출시한 허쥬마까지 3개 시밀러가 오랫동안 효자 노릇을 했죠. 트룩시마가 오랜 부침 끝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뛰어넘은 첫 주인공이 됐습니다.
하나증권이 블룸버그 데이터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트룩시마의 1월 처방 수량 점유율은 29.6%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 비해 점유율을 4.2%p 끌어올렸습니다. 이 성분 시장의 1위는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로, 37.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간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툭산이 2위를 기록해 왔는데, 1월 기준 점유율이 29.2%까지 떨어졌습니다. 셀트리온이 근소한 차이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앞섰습니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약 1천500억원으로, 셀트리온 전체 매출의 8%가량을 차지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입니다. 미국 내 처방액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선 부침이 있었습니다. 3개월 늦게 출시된 화이자의 룩시엔스에게 바이오시밀러 선두 자리를 빼앗긴 게 2년 2개월 전인 2020년 12월이었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3위 자리를 유지해 오다가, 이번에 2위 자리를 탈환한 겁니다.
셀트리온의 점유율 2위 탈환이자,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뛰어넘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는 램시마가 점유율 절반을 넘겨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확고한 1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미국에선 추월 사례가 없었습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인플렉트라(램시마)는 바이오시밀러 중에선 1위지만 여전히 원본 의약품인 레미케이드가 미국 내 점유율 52.8%를 기록하고 있고, 3번째 시밀러인 허쥬마는 미국 점유율 1.7%로 여전히 부진합니다. 이런 가운데 트룩시마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겁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트룩시마가 글로벌 전역에서 처방 확대를 지속하면서 미국 의료진과 환자들에게도 높은 신뢰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것은 셀트리온그룹 제품에 대한 미국 내 가치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아바스틴·휴미라…경쟁 심해진 시밀러
다만 앞으로의 시장 확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 연달아 판매허가를 받은 항암제 베그젤마(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당장 관건입니다. 올 1분기 안에 미국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성분은 이미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엠바시'가 2019년 7월부터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수량 기준 점유율 45.7%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멀리 따돌린 채 절반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 중입니다.
또 다른 올해 '격전지'는 수십 년간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입니다. 이미 지난달 암젠의 '암제비타'가 미국에 출시돼 시장 선점을 시작했습니다. 가격을 원본 의약품의 55%까지 깎는 정책으로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암젠의 시밀러에 비해 농도가 높고, 법적으로 대체 가능한(의사가 정확한 의약품을 지정하지 않아도 약사가 임의로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 자리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다른 경쟁자도 비슷한 강점을 보유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테바는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고농도에 대체처방 허가까지 받아 둔 상태로, 오는 7월 31일 동시에 출시가 가능합니다.
아바스틴과 휴미라, 두 격전지에서 셀트리온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쟁자를 상대하게 된 셈입니다. '제2의 트룩시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미국 점유율 1%대를 걷고 있는 '허쥬마 재현'이 될지는 초반 시장 진출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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