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론 문턱 더 높아졌다…지난해만 8천652억원↓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2.10 14:39
수정2023.02.10 15:18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 취약계층에 대해 대출 문턱을 더 높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0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가 개인 신용평점 700점 이하의 고객에게 내준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모두 11조 7천212억 원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12조 5천864억 원과 비교하면 약 6.87% 감소한 수치입니다.
여러 카드사 중에서도 하나카드가 약 45% 감소율을 보이며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습니다. 지난 2021년 1조 1천744억 원을 내준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6천481억 원만 취급했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가 1조 3천614억 원에서 1조 1천132억 원으로 줄이며 18%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가 4.4% 감소율을 보이며 뒤를 이었고 신한카드도 3.6% 줄었습니다.
반면, 취급액이 늘어난 곳도 있습니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저신용 차주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1조 7천176억 원으로 1년 전 1조 5천652억 원보다 9.8% 증가했습니다. 롯데카드도 같은 기간 1조 2천945억 원에서 1조 3천291억 원으로 2.7% 늘었습니다.
국내 카드사 7곳 중 5곳에서 저신용 차주들에 대한 대출이 축소된 건 그만큼 카드사들이 불안한 금융시장에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의 주요 경영 키워드는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라며 "대출 한 건을 내줄 때에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급한 자금이 필요한 건 금융 취약계층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은행에서 자금을 구하지 못해 카드론까지 받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막혀버리면 자칫 불법 사금융으로 밀릴 수도 있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면서 안 그래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카드사 경영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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