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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돈이 없어서…보험 해약환급금 25조원 돌파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2.06 10:12
수정2023.02.06 10:38


고물가·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도 형편이 여의치 않자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6일 한국금융연구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모두 25조 3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0조 7천억원과 비교해 22%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해약환급금이란 만기가 오기 전에 계약 효력이 사라졌거나 보험을 해약 또는 해제하게 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으로, 환급금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보험을 깨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험계약 해약을 설명하는 배경으로는 긴급자금, 이자율,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등이 주로 꼽히는데, 대체로 해당 요인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경기 부진 등으로 '급전'이 필요해진 가입자가 보유 중인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는 계속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최근 분위기가 보험 해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평이 대체적입니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2021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을 해약했던 적이 있던 사람의 32.8%는 보험료를 내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고, 목돈이 필요했다는 응답도 28.9%에 달했습니다.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은 18조 5천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3조5천억원보다 37% 많은 수준입니다.

이는 최근 4년 사이 가장 큰 저축성보험 해약 규모로, 저축성보험이 목돈 마련이나 노후생활자금을 대비하는 보험상품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금리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돈을 옮기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명보험 해약 흐름이 쉽게 잡힐 거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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