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尹까지 들고 나온 셀프 연임…'철옹성' KT&G 균열오나
SBS Biz 정보윤
입력2023.02.02 13:11
수정2023.02.02 18:04
[앵커]
다음은 요즘 가장 뜨거운 기업 중 하나.
KT&G 얘기를 하겠습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모펀드들이 인삼사업을 떼내라, 해외사업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조목모목 시비를 걸고 있는 와중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까지 관련 언급을 하며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얘기인 즉, KT&G처럼 공기업이 민영화되면서 이른바 주인이 없어진 회사에 대해 국민연금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건데요 철옹성 같은 백복인 사장 친정체제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정보윤 기자 나왔습니다.
우선 KT&G와 행동주의 펀드들 간 공방,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시작은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이사회에 주주서신를 보냈는데요.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과 전자담배 글로벌 전략 수립, 주주환원 확대, 주주가 지명한 사외이사 선임 등이 골자입니다.
안다자산운용도 지난해 11월부터 인삼공사 인적분할 등을 요구하며 주주행동에 나섰는데요.
이들은 KT&G 주가가 약 1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들며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올해 주주총회를 겨냥해 주주 제안을 담은 안건을 공식 접수했습니다.
[앵커]
KT&G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죠?
[기자]
KT&G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시작되자 김앤장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주총이 다가올수록 반격은 더욱 촘촘해졌는데요.
지난주에는 기업설명회를 열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요구한 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방경만/KT&G 수석부사장 (1월 26일) : 분리 상장 추진은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 측면과 주주 가치 제고 관점에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 합산 시총이 기존보다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달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15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경쟁사를 통한 전자담배 해외유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거부 의사를 표했습니다.
[앵커]
KT&G가 이렇게 예민하게 대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KT&G는 과거에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미국 투자자 칼 아이칸으로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이죠.
또 하나, 이 사모펀드의 위협이 현 백복인 사장 체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 사장은 지난 2015년 취임해 최장수 CEO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2018년 재선임 과정에서는 2대 주주였던 기업은행의 반대로 '정부 입김'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주총 표대결로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백 사장의 임기가 내년 주총까지로 1년 남짓 남은 상태입니다.
또다시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KT&G의 사외이사는 총 6명인데, 이 중 2명은 오는 3월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들도 각자 2명씩의 후보를 제안했는데요.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과 황우진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를, 안다자산운용은 금융위원회 위원 출신 재무 전문가 등을 내세웠습니다.
결국 이번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 추천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게 되면 그만큼 백 사장의 연임과는 멀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이 민영화된 공기업들의 이른바 '셀프연임' 이슈를 꺼내 들은 거군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집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에서 온 말인데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은산분리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나 KT&G·포스코 등 주식이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확실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대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혹은 2대 주주로 있습니다.
[앵커]
KT&G도 비슷한가요?
[기자]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7.44%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바탕으로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건데요.
'주인 없는 기업' 특성상 CEO를 견제할 세력이 없고, 이 때문에 '셀프 연임'·'장기 집권' 논란이 반복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2018년 백 사장 연임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반대 의견을 표명할 당시 국민연금은 결국 중립 의결권을 행사했는데요.
내년 주총에서는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오는 3월 KT&G 주총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KT&G와 행동주의 펀드 간 갈등은 주주총회 표 대결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주총에 오를 안건 중 사외이사 선임안이 갈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인 없는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사외이사의 입김이 셀뿐만 아니라 내년 백 사장 재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행동주의 펀드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백 대표 해임안 상정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주식의 65.3%를 보유 중인 소액주주들이 오는 3월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요즘 가장 뜨거운 기업 중 하나.
KT&G 얘기를 하겠습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모펀드들이 인삼사업을 떼내라, 해외사업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조목모목 시비를 걸고 있는 와중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까지 관련 언급을 하며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얘기인 즉, KT&G처럼 공기업이 민영화되면서 이른바 주인이 없어진 회사에 대해 국민연금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건데요 철옹성 같은 백복인 사장 친정체제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정보윤 기자 나왔습니다.
우선 KT&G와 행동주의 펀드들 간 공방,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시작은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이사회에 주주서신를 보냈는데요.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과 전자담배 글로벌 전략 수립, 주주환원 확대, 주주가 지명한 사외이사 선임 등이 골자입니다.
안다자산운용도 지난해 11월부터 인삼공사 인적분할 등을 요구하며 주주행동에 나섰는데요.
이들은 KT&G 주가가 약 1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들며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올해 주주총회를 겨냥해 주주 제안을 담은 안건을 공식 접수했습니다.
[앵커]
KT&G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죠?
[기자]
KT&G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시작되자 김앤장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주총이 다가올수록 반격은 더욱 촘촘해졌는데요.
지난주에는 기업설명회를 열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요구한 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방경만/KT&G 수석부사장 (1월 26일) : 분리 상장 추진은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 측면과 주주 가치 제고 관점에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 합산 시총이 기존보다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달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15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경쟁사를 통한 전자담배 해외유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거부 의사를 표했습니다.
[앵커]
KT&G가 이렇게 예민하게 대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KT&G는 과거에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미국 투자자 칼 아이칸으로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이죠.
또 하나, 이 사모펀드의 위협이 현 백복인 사장 체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 사장은 지난 2015년 취임해 최장수 CEO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2018년 재선임 과정에서는 2대 주주였던 기업은행의 반대로 '정부 입김'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주총 표대결로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백 사장의 임기가 내년 주총까지로 1년 남짓 남은 상태입니다.
또다시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KT&G의 사외이사는 총 6명인데, 이 중 2명은 오는 3월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들도 각자 2명씩의 후보를 제안했는데요.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과 황우진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를, 안다자산운용은 금융위원회 위원 출신 재무 전문가 등을 내세웠습니다.
결국 이번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 추천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게 되면 그만큼 백 사장의 연임과는 멀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이 민영화된 공기업들의 이른바 '셀프연임' 이슈를 꺼내 들은 거군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집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에서 온 말인데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은산분리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나 KT&G·포스코 등 주식이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확실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대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혹은 2대 주주로 있습니다.
[앵커]
KT&G도 비슷한가요?
[기자]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7.44%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바탕으로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건데요.
'주인 없는 기업' 특성상 CEO를 견제할 세력이 없고, 이 때문에 '셀프 연임'·'장기 집권' 논란이 반복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2018년 백 사장 연임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반대 의견을 표명할 당시 국민연금은 결국 중립 의결권을 행사했는데요.
내년 주총에서는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오는 3월 KT&G 주총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KT&G와 행동주의 펀드 간 갈등은 주주총회 표 대결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주총에 오를 안건 중 사외이사 선임안이 갈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인 없는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사외이사의 입김이 셀뿐만 아니라 내년 백 사장 재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행동주의 펀드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백 대표 해임안 상정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주식의 65.3%를 보유 중인 소액주주들이 오는 3월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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