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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이스피싱 보시죠!"…김미영 팀장도 혀 내둘렀다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2.01 18:29
수정2023.02.04 21:06


살림 살이가 팍팍할 때다 싶으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 뿌리가 뽑히나 싶은 '보이스피싱'입니다.

얼마 전 역대급 한파를 겪으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이 등장했습니다.

최근 '비상대책회의 취약및소외층 신속지원대책 생활안정자금 신청 공고'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가 돌고 있습니다. 어디서 무슨 회의를 어떻게 했는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내용 첫 문장에서부터 '한파'와 '난방비'라는 단어가 눈에 띕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2월 2일, 즉 문자가 온 다음 날이면 신청이 마감된다고 알립니다. 하루 밖에 안 남았으니 서두르라는 이야기입니다.

'정책사업'이라는 수식어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니, 기획재정부가 주관하고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며 NH농협은행과 협약을 맺었다고 안내합니다.

대출 금리는 연 2.5%~5.5%로 제시했는데, 이틀 전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저소득청년·신혼가구·미분양주택 등 온갖 우대금리 조건을 다 갖다붙여야 3.25%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얼토당토 않은 수준입니다.

자산관리공사 대출상담사?...본인 인증까지 한다
뭔가 냄새가 나는 듯해 '문의 및 상담'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상담 신청을 했더니 20여 분이 지나 연락이 왔습니다. 사용 목적을 묻는가 하면, 본인 인증까지 하겠다고 나섭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대출상담사 OOO 팀장이라고 합니다. 접수를 위해서 성함 말씀 부탁드릴게요. 직장 다니세요? 개인 사업하세요? 정확한 직장명 말씀 부탁드릴게요. 사시는 지역은 어떻게 되시죠? 생년월일 말씀 부탁드릴게요. 휴대폰은 고객님 명의로 돼 있는 것 맞으시죠?"

'자산관리공사'라는 소개에 보이스피싱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자산관리공사는 대출을 취급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대출 상담이 은행같은 금융기관의 대응과 거의 비슷해 '이래서 속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후 질문에 답변을 둘러대자, 개인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내더니 먼저 통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시스템까지 갖춘 주도면밀함이 보였습니다.
실제 한국자산관리공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문자·전화를 통한 광고나 개인정보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역시나 싶어서 연락처도 다시 확인해보니 아예 달랐습니다.

마침 정부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 금액이 1년 사이 30% 줄었다고 발표했는데, 여전히 계속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장은 무조건 의심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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