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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강성부 피해 다른 사모펀드로…횡령 나비효과 [Bio 포커스]

SBS Biz 이광호
입력2023.01.25 16:07
수정2023.01.25 18:39


바람 잘 날 없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또 이례적인 소식을 내놨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오늘(25일)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에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어 시장 주식의 공개 매수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강성부 펀드(KCGI)의 경영권 위협을 피하려 또 다른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긴 셈인데, 1년 전 대규모 횡령사건이 주인까지 바꾼 나비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입니다.

복잡한 계획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두 사모펀드가 차린 합작법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최규옥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약 절반을 2740억 원에 잠정 매수했습니다.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당 19만 원의 인수 계약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자회사 등 제반 거래를 포함하면 총 3710억 원 규모의 계약입니다. 이후에 공개 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 계약도 효력을 발휘하고, 아니면 무효가 됩니다. 
 

공개 매수는 전환사채로 발행될 물량과 자사주 등이 얽혀 더 복잡한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기본적으로 시장의 모든 주식을 매수하는 게 목표입니다. 다만 공개매수를 마친 시점에서 전환사채 등의 물량을 모두 포함해 24.6%의 지분(최 회장 잔여 지분 포함 34.3%)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매수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달렸습니다. 인수 가격은 최 회장과의 인수 계약과 마찬가지로 주당 19만 원으로, NH투자증권에서 다음달 24일까지 진행됩니다. 

두 사모펀드 컨소시엄은 이런 절차를 거쳐 주식을 매수할 경우,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컨소시엄은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이후 6개월간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원칙적으로 이번 공개매수와 동일한 가격(19만원)에 소액주주들이 소유한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오너리스크?...결국 사모펀드 피해 사모펀드에 팔아
계획대로 지분 확보가 끝난다면, 컨소시엄은 오스템임플란트 이사 7명 중 4명의 지명권을 보유하게 됩니다. 최규옥 회장은 2명을 지명하고, 나머지 1명은 합의 하에 지명해 사실상 컨소시엄에 경영권이 넘어갑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회사가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이사회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고객과 딜러들에게 제공했던 제품과 서비스에는 어떤 차질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공개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발표돼 더 관심을 끌었습니다. KGCI는 주주서한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후진적인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를 거론하며, 특히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을 집중 저격했습니다. 최 회장의 개인회사인 오스템미국법인을 회삿돈으로 현금화한 과정, 불필요한 전환사채 발행, 지나치게 저렴한 콜옵션 거래 등으로 최 회장의 지분을 늘린 점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KCGI가 지난 18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보낸 주주서한 일부.]

이후 발표된 인수에 대해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우호적 파트너를 찾는 전략적 제휴로 평가한다"면서 "특히 지난해 초 직원의 일탈행위 배후에 회장이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만큼, 법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최 회장 입장에서, 적대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주주서한까지 보낸 KCGI 대신 우호적인 인수자를 찾았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나중에 비슷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장폐지까지 천명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KCGI의 강수에 오스템임플란트가 강수로 대응한 형국입니다. 이후 KCGI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또 이례적인 주식 공개 매수 선언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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