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금쪽같은 내 보증금도 혹시?…역전세난 남일 아니네
SBS Biz 최지수
입력2023.01.20 11:16
수정2023.02.02 17:26
빠르게 떨어지는 전셋값…제 보증금 반환은요?
집주인이 세입자에 매달 이자를 주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실제로 있는 일입니다.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떨어지는 '역전세'로 인한 기현상입니다.
임차인 A씨는 전용면적 59제곱미터인 아파트를 2년 전인 재작년 2월 9억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재 이 집의 전세 시세는 1억~1억 5천만 원가량 떨어졌습니다. 집주인 B씨는 전세금을 모두 돌려주기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8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하고 차액 1억 원에 대해 연 5%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임차인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역전세는 현재 전셋값이 과거 계약 체결 당시보다 떨어져 집주인이 세입자에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나 전세 수요가 없어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 등을 두루 일컫습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인상이 집값에 악영향을 주면서 역전세를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7% 떨어졌습니다. 전셋값의 하락 속도는 더 가파릅니다. 서울이 10.11% 급락해 지난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역전세난’ 심화에 전세 거래도 점점 줄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월 1만 2천108건에서 11월에는 8천739건으로 27% 줄었습니다. 또 다세대·연립 주택의 경우 같은 기간 7천13건에서 4천952건으로 29% 감소했습니다. 거래 위축은 다시 전셋값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셋값 하락에는 전세 대출 이자 부담 증가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으로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른바 '빌라왕'이 여럿 등장하는 등 전세 사기가 성행하는 것도 거래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역전세, 얼마나 심각한데?…앞으로 나아질까?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자회사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최근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이뤄진 역전세 거래는 9453건입니다. 전셋값이 2년 전 같은 기간에 거래된 평균값보다 낮은 경우 역전세로 집계했는데요. 지난해 7월부터 석 달 동안 4338건, 그 이후 석 달간 5115건으로 나타나 역전세 거래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팀장은 "주택 거래가 냉각되면서 집이 안 팔리니까 집주인이 차라리 전·월세 등 임대차 매물로 전환하고 있는데 전세를 찾는 사람은 줄면서 전셋값이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다음 달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임대를 포함해 46개 단지 3만 5748가구입니다. 1년 전보다 48.8% 늘어난 규모로, 이 중 수도권에만 전체의 70%인 2만 5096가구가 입주 예정입니다. 특히 서울엔 총 7개 단지 621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입니다. 전셋값은 더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 보증금은 내가 찾는다'…직접 낙찰도 증가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자구책 중 하나로 '경매 신청 후 낙찰'도 있습니다. 채권자인 임차인이 채무자인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빚'이 있다는 법원 판결을 받으면 경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어 해당 주택을 낙찰받아 소유권을 넘겨받거나 그 집을 다시 팔아 보증금을 찾는 방안입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경매로 직접 낙찰받은 사례는 102건으로, 1년 전 48건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다만 관련 절차가 까다롭고 집을 되팔아도 보증금을 모두 찾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역전세난으로 이미 피해 손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섭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76.5%를 나타내며 9년 만에 80% 선이 무너졌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국세, 지방세 등의 당해세가 우선 변제되기 때문에 직접 낙찰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집을 낙찰 받을 때 내야 하는 취득세와 집을 되팔 때 나오는 양도세 문제를 비롯한 경매 집행 비용, 긴 소요 기간 등의 번거로운 절차도 골머리를 썩게 합니다.
무엇보다 보증금 때문에 원치 않는 집을 억지로 떠안아야 할 임차인은 억울합니다.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아 유주택자가 되면 주택청약 시 생애최초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세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직접 낙찰을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 매달 이자를 주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실제로 있는 일입니다.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떨어지는 '역전세'로 인한 기현상입니다.
임차인 A씨는 전용면적 59제곱미터인 아파트를 2년 전인 재작년 2월 9억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재 이 집의 전세 시세는 1억~1억 5천만 원가량 떨어졌습니다. 집주인 B씨는 전세금을 모두 돌려주기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8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하고 차액 1억 원에 대해 연 5%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임차인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역전세는 현재 전셋값이 과거 계약 체결 당시보다 떨어져 집주인이 세입자에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나 전세 수요가 없어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 등을 두루 일컫습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인상이 집값에 악영향을 주면서 역전세를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7% 떨어졌습니다. 전셋값의 하락 속도는 더 가파릅니다. 서울이 10.11% 급락해 지난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역전세난’ 심화에 전세 거래도 점점 줄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월 1만 2천108건에서 11월에는 8천739건으로 27% 줄었습니다. 또 다세대·연립 주택의 경우 같은 기간 7천13건에서 4천952건으로 29% 감소했습니다. 거래 위축은 다시 전셋값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셋값 하락에는 전세 대출 이자 부담 증가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으로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른바 '빌라왕'이 여럿 등장하는 등 전세 사기가 성행하는 것도 거래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역전세, 얼마나 심각한데?…앞으로 나아질까?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자회사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최근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이뤄진 역전세 거래는 9453건입니다. 전셋값이 2년 전 같은 기간에 거래된 평균값보다 낮은 경우 역전세로 집계했는데요. 지난해 7월부터 석 달 동안 4338건, 그 이후 석 달간 5115건으로 나타나 역전세 거래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팀장은 "주택 거래가 냉각되면서 집이 안 팔리니까 집주인이 차라리 전·월세 등 임대차 매물로 전환하고 있는데 전세를 찾는 사람은 줄면서 전셋값이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다음 달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임대를 포함해 46개 단지 3만 5748가구입니다. 1년 전보다 48.8% 늘어난 규모로, 이 중 수도권에만 전체의 70%인 2만 5096가구가 입주 예정입니다. 특히 서울엔 총 7개 단지 621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입니다. 전셋값은 더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 보증금은 내가 찾는다'…직접 낙찰도 증가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자구책 중 하나로 '경매 신청 후 낙찰'도 있습니다. 채권자인 임차인이 채무자인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빚'이 있다는 법원 판결을 받으면 경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어 해당 주택을 낙찰받아 소유권을 넘겨받거나 그 집을 다시 팔아 보증금을 찾는 방안입니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경매로 직접 낙찰받은 사례는 102건으로, 1년 전 48건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다만 관련 절차가 까다롭고 집을 되팔아도 보증금을 모두 찾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역전세난으로 이미 피해 손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섭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76.5%를 나타내며 9년 만에 80% 선이 무너졌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국세, 지방세 등의 당해세가 우선 변제되기 때문에 직접 낙찰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집을 낙찰 받을 때 내야 하는 취득세와 집을 되팔 때 나오는 양도세 문제를 비롯한 경매 집행 비용, 긴 소요 기간 등의 번거로운 절차도 골머리를 썩게 합니다.
무엇보다 보증금 때문에 원치 않는 집을 억지로 떠안아야 할 임차인은 억울합니다.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아 유주택자가 되면 주택청약 시 생애최초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세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직접 낙찰을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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