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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개미가 궁금해하는 줍줍신호는 '이것'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1.20 07:28
수정2023.01.27 16:34

작년 한 해 증시가 추락하면서 보유했던 주식을 팔아버리고 투자를 잠시 쉬거나 아예 증시를 떠난 개인 투자자들 주변에 적지 않으실 겁니다. 재작년 6월 3,3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작년 말 2,200선까지 떨어졌으니, 시장과 무관하게 수익을 낸 투자의 달인이 아닌 이상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랬던 애증(?)의 코스피가 연초부터 조금씩 바닥을 다지며 어느새 2,4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1월 랠리' 때문일까요? 증권가를 중심으로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자고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주식 투자의 기본 원칙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투자를 접은 이들에게는 계묘년 초입에 맞은 최근 증시 상승세는 분명 당황스럽기 충분했을 겁니다. 
 

물론 증시를 떠나지 않고 계속 투자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연초 반등장에서 수익 실현이라는 기쁨을 조금이나마 맛봤을 겁니다. 수익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지, 투자 과정 자체를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투자 자체를 도박처럼 즐기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매수·매도 버튼을 끝없이 누르면서 상승과 하락을 맞추는 스릴을 느끼고 신용대출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아 아찔함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결과는 대부분 모 아니면 도입니다. 잘되면 투자 고수라 불릴 수 있지만, 아니라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처럼 일부 소수 사례를 제외한 일반인들의 가장 큰 주식 투자 목적은 결국 수익이라는 결과물입니다.

그렇다면 증시 바닥을 놓친(?) 개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경기가 더 나빠져 기업 실적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지면 오르던 코스피가 재차 고꾸러질 수도 있습니다. 그 때 다시 주식 투자에 나서도 되겠지만 그 때가 과연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잘 잡는 게 개미들에게는 현실적인 증시 접근법일 수밖에 없는데요. 다행히 약간의 경제지식과 관심만 있다면 투자 타이밍을 언제로 잡을지 참고할 만한 지표나 힌트들이 많습니다.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거나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큰 종목들을 제외한 정상적인(?) 주식을 전제로 투자자들이 요즘같은 불경기 때 '줍줍' 신호로 해석 가능한 투자 꿀팁을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주가가 향후 경기에 선행해 움직인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과거 주가 흐름을 볼 때 재고가 감소하고 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할 때 주가가 바닥을 치고 반등했던 경험 때문입니다. 참고로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간 30% 이상 하락한 적은 2002년과 2008년 두 번이었는데, 이듬해인 2003년과 2009년에 큰폭의 주가 상승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S&P500 지수는 고점 대비 19% 하락했고요. 금리 인상으로 가장 피해를 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 떨어졌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무려 36% 하락했습니다. 앞선 사례를 데자뷰로 떠올린다면 올해는 분명 반등 타이밍이라는 뜻이죠. 얼마 전 8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를 바닥 신호로 보는 것도 이러한 해석의 연장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채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채권시장만큼 경기를 선행하는 지표도 없다는 점입니다. 실물 경제를 선행하는 게 주식시장이라면 주식시장보다 앞서는 게 바로 채권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속한 기간에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약속하는 증서가 오가는 채권시장의 특성상 돈의 값어치는 물론 돈의 흐름도 실시간으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권이 가진 특징을 바탕으로 채권의 속성을 이해하고 주식 투자에 나선다면 적어도 자신이 갖고 있는 투자금을 잃지 않는 선에서 현명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의 국채금리는 훌륭한 투자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주식 투자 타이밍 관점에서 지금의 미 국채금리를 볼 때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뚫고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이 증시가 바닥일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와 연관지어 이야기해 볼까요? 현재 4.5%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5%~5.25%로 올린 뒤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미국이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3.3% 수준이죠. 정상적인 시기라면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기준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겁니다. 그만큼 향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인식을 10년물 국채금리가 반영하고 있단 뜻인데요. 침체가 지속될수록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채권 투자 측면에서도 경기침체기에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원하는 채권 수요가 늘어 채권 금리는 하락하는 추이를 나타냅니다. 

다시 미 국채 10년물로 돌아가 3%를 뚫고 2.9%, 2.8%로 내려간다는 건 경기가 어지간히 나쁘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사람들이 경기를 정말 어둡게 보는 거죠. 이 시기가 도래하면 역사적으로 통화정책이 다시 부양 모드로 돌아갔고, 이는 주식 투자에 나서도 되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경기를 가장 어둡게 볼 때가 주가도 바닥이었다는 뜻입니다. 이 시점을 투자 시점으로 활용해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이는 비슷한 다른 가격 지표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서부텍사스유 WTI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진다면 주목해야 할 시그널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유가가 떨어지면 원가가 싸져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유가 기준점을 전문가들은 70달러로 많이 잡고 있죠. 환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침체기에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가 강하죠. 사람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달러 강세 국면이 펼쳐지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1400원을 육박하다가 다시 1200원 선 아래로 떨어지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도 됩니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 상황과 증시 분위기에 맞춰 수익을 내고 싶은 개미들을 위한 핀셋 처방으로는 '보텀 피싱'(bottom fishing) 투자법도 유용합니다. 평소 자신이 잘 아는 기업의 주식 가운데 실적은 양호하지만 주가는 많이 떨어진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되는데요. 전문가들의 분석을 빌려 투자하고 싶다면 목표 주가와 현재 주가간 차이가 큰 종목의 수익률이 높았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이러한 종목을 고르는 것도 보텀 피싱 투자에 해당됩니다. 이미 기관 투자가들은 작년 한 해 주식시장이 크게 빠지면서 주가가 크게 내린 주식을 속속 담고 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들이 발빠르게 담은 종목들을 참고하면 어렵지 않게 투자 종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소외돼 외로운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하는 역발상 투자전략도 보텀 피싱의 연장선입니다. 주가 조작이 아닌 이상 지금까지 호재에 사고 악재에 팔아 성공한 투자자들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투자 전략을 선택한 분들에게는 시장 예측은 무의미한 일이며 할 수도 없습니다. 저평가된 자산을 남들보다 먼저 사서 제 값을 인정받을 때 파는 게 중요할 뿐입니다. 최근 부쩍 눈에 띄는 '투자 선수' 사모펀드들이 슬금슬금 사모으는 주식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바랍니다. 저점일 때 주식을 사들인 뒤 향후 코스피가 상승할 때 순매도해 차익을 남기는 게 사모펀드가 즐겨 쓰는 투자 전략인 만큼 이들이 증시에 돌아왔다는 건 보텀 피싱하기 그만큼 좋은 투자 여건이 조성됐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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