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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승진제도 파격실험…학벌보다 전문가 우대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1.09 12:07
수정2023.01.09 15:15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직원의 승진 평가에 '특화평가'를 도입합니다. 

당초 승진할 때 직원의 직무전문성을 진단하는 '역량평가'를 해왔는데, 한 가지 관문을 추가해 좀 더 엄격한 판단을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직원의 전문성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는 의식이 이번 제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인사제도에 따라 진급대상자에게는 '부서장 특화역량 진단'을 도입합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역량평가와 업적평가를 통해 연말 최종 고과를 매기고 있습니다. 

당초 진급할 땐 업무 성과 즉 '고과'와 '역량평가'를 통해 받은 직무 전문성만 입증하면 됐는데, 이번에 새롭게 평가 기준을 추가했습니다.  

업무성과를 50점으로 환산하고. 직무전문성을 50점으로 환산한 후 다시 직무전문성을 '공통역량'과 '특화역량'으로 나눠 판단합니다. 

이번 진급자들부터 대직무 단위 역량진단 결과를 반영해 '공통역량' 30점을 매기고, 소직무 단위 팀 내 전문성 평가를 통해 '특화역량' 20점을 매깁니다. 

각 평가는 10개 항목 내외 문항에 대해 직원 스스로 자신의 직무전문성을 진단하고 부서장이 등급을 확정합니다. 

특히 새롭게 도입된 특화역량에서는 직무별로 맞춤형 진단 항목을 새로 만들어 A등급에서부터 C등급까지 총 세 개 단계로 나눠 평가를 받을 예정입니다. 

승진체계에 보다 전문성을 구체화하는 것은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직원이 전문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조기 승진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엔 고졸·전문대졸 입사자에게도 능력만 있으면 승진 기회를 넓히는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능력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에 앞서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불황'에 따라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4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4조 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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