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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기아의 전성시대…무색해진 '현뛰없'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1.04 15:38
수정2023.01.05 16:09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지난해 현대자동차 대형 세단 '그랜저'를 누르고 국내 승용차 부문 연간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쏘렌토의 내수 판매량은 6만8902대, 그랜저는 6만7030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 승용 부문 판매량 1위는 세단이었으며, 특히 2017년부터는 그랜저가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쏘렌토가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한 건 지난 2002년 첫 출시 이후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아우'격인 기아가 '형님'격인 현대차를 뛰어넘는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 셈입니다.

현대차 턱밑까지 쫓아온 기아…수출 목표도 확대
[현대차·기아 양재동 사옥]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는 현대차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가 공개한 판매실적 자료를 보면,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제네시스를 제외하고 총 55만3839대를 판매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판매량은 54만1068대입니다. 불과 1만 대 조금 넘게 차이납니다.

기아는 지난해 월간 판매에서도 현대차를 여섯 번이나 앞질렀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아예 현대차를 승용차 판매량 기준 3만여대 격차로 제치기도 했습니다.

기아는 올해 내수와 수출 목표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더 높였습니다.

기아는 올해 국내에서 58만여 대, 해외에서 260만여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목표였던 국내 56만여 대, 해외 258만여 대와 비교하면 내수와 수출 모두 높아졌습니다.

내수 목표는 늘리긴 했지만 수출 목표는 줄인 현대차와는 다른 행보입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는 국내 73만여 대, 해외 359만여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반면 올해는 국내 78만여 대, 해외 354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 측은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판매 실적과 출시 예정인 신차의 예상 판매량 등을 고려해 설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누가 왕좌될까…
[위쪽부터 기아의 'EV9', 현대차의 '디 올 뉴 코나']

기아의 인기 요인은 다양한 SUV 라인업 덕분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박 등의 영향으로 SUV 수요가 늘면서 기아는 셀토스와 쏘렌토, 카니발 등 다양한 크기의 SUV 모델을 갖추고 있습니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10여 종의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1위 다툼은 당분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현대차는 전기차 코나EV를, 기아는 EV9를 출시합니다. 또 현대차는 중형 SUV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을, 기아는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기아가 현대차의 연간 판매량을 앞지를 수 있을까요.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부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룰이었던 '어느 계열사든 현대차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뜻의 이른바 '현뛰없'이 이번에는 깨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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