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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첫''최연소' 여성임원 나온 보험업계…'유리천장' 깨기엔 역부족

SBS Biz 김동필
입력2022.12.29 15:56
수정2022.12.29 17:08


연말연초를 맞아 보험업계에서도 인사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이 있다면 보험업계에서 성과중심의 '젊은' 인사를 강조하면서 여성 임원을 적극 발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2년 하반기, 보험업계에 여성 임원 승진 잇따라
하반기 시작을 알린 건 한화손해보험입니다.

지난 10월 25일 한화손보에서 여성 상근 임원이 발탁됐습니다.

문수진 상무가 그 주인공인데요,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입니다.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난 12일 승진인사를 진행하면서 삼성생명은 3명, 삼성화재는 2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습니다.

삼성생명에서 3명의 여성임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979년생 김혜진 상무를 비롯해 권영임, 김선진 상무가 그 주인공입니다.

당시 삼성생명은 "성별과 연령에 무관한 과감한 발탁을 했다"면서 "성과주의 인사 기조에 따라 직무 전문성, 조직관리 역량, 성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인사배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삼성화재에서도 1977년생 김민경 상무와 전경은 상무 등 2명이 승진했습니다.

김 상무는 삼성화재 임원 중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28일 KB손해보험에선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1973년생인 박영미 상무가 그 주인공인데, KB손보 내에서 여성사원으로 출발해 임원까지 오른 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KB손보에서 여성 임원은 인혜원 전무에 이어 박 상무까지 2명이 됐습니다.

신한라이프도 같은 날 인사에서 첫 여성임원이 나왔습니다.

여전히 보험업계는 '남초'…올 3분기 여성임원 29명 불과
이처럼 올해 보험업계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사실 보험업계는 '남초' 조직으로 유명합니다.

남성중심의 보수적인 업무와 딱딱한 조직문화가 여전한 까닭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 다트(DART)에 공시된 각 보험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 6개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6개 사의 상근임원 511명 중 여성임원은 29명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8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여성임원이 늘어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입니다.

해당 개정안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최소 여성이사 1명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합니다.

그런데 여성 사외이사를 두는 등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 가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이사회 다양성 추구와 금융회사 시사점' 리포트에서 "국내 금융회사에서 이사회 여성 이사 참여율은 4.1%에 불과하다"면서 "여성 사내이사는 1.6%에 불과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 비중 증가는 이사회에 다양한 관점 및 경험을 제공해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여성 이사의 수적 증가에 국한되지 않고, 질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2023년에도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최근 여성임원 발탁이 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지적도 꾸준합니다.

여전히 보험업계에서 여성임원의 절대 숫자가 적기 때문입니다.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오늘(29일) DB손해보험은 지난달의 연장선에서 추가 인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여성 임원은 없었습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여성 임원은 없지만, 회사 내에 여성 부장들은 많이 있어 향후 부장들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있다"면서 "성별을 따져서 특정 성별을 배제한 채 인사하는 건 결코 아니고, 다만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도 2일 뒤면 끝납니다.

2023년 보험업계에선 누가 높은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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