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CES '13년 개근' 현대차, 이번에 안 가는 이유는?
SBS Biz 김완진
입력2022.12.27 15:59
수정2022.12.28 10:42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2' 현대차 부스에서 음악에 맞춰 춤추는 로봇개 '스팟'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CES'에 현대차가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차린 것은 지난 2009년.
당시 완성차 기업의 CES 참석은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모빌리티와 전자장비 등 미래 기술이 떠오르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도요타 등이 잇따라 부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미래 자동차 시대 준비에서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3년 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번갈아 참여해 한 차례도 빠지지 않는 '개근' 이미지도 굳혔습니다.
그런데 내년 초에 열리는 2023 CES에서는 현대차·기아 부스를 볼 수 없습니다. 벤츠와 BMW,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수장들이 기조강연에도 나서는 것과 대비됩니다.
당장 보여줄 새로운 카드가 없다?
현대차는 CES에서 해마다 자동차와 IT를 결합한 신기술을 내놨습니다. 가수로 따지면 매년 새로운 장르의 앨범을 들고 컴백하는 셈이었죠.
현대차는 최근 2~3년 사이 CES에서 개인용 비행체(PAV), 목적기반 이동수단(PBV),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에 메타버스를 접목한 '메타모빌리티' 등을 공개했습니다. 자동차 회사를 넘어, 전 산업에 걸쳐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이동'의 첨병을 자처하면서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죠.
끊임없던 혁신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것일까요. 이번 현대차와 기아의 과감한(?) 불참 결정을 두고, 당장은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과거에 몰아서 미래를 보여준 탓에 현재 머쓱해진 상황이 된 셈입니다.
안팎으로 쌓여 있는 과제
물론 CES에 가는 게 의무는 아닙니다. 회사 맘이라는 얘기죠. 비용도 수십억 원이 들고, 준비하는 기간도 깁니다. 업체들은 내년에 곧 열리는 행사 참여와 준비를, 올해 초 행사가 끝나자마자 결정하고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시간과 비용 효율 측면에서, 신기술 공개 등 꼭 필요할 때만 전략적으로 참가하자는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판단에는 안팎으로 복잡한 문제들이 맞물린 상황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북미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탓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됐고, 그나마 마음을 놓았던 유럽에서도 IRA와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전쟁 여파에 가동을 멈춘 러시아 공장은 다시 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래 먹거리 핵심인 전기차 전환 앞에는 노조 반발이라는 장벽도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 부품 수가 40%가량 적은 만큼, 고용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당장 앞에 놓인 과제 해결도 시급한데, 계속 새로운 비전만 제시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의견마저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가지 않지만, 현대모비스는 역대 가장 넓은 전시 공간을 마련해 신기술을 선보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개인적으로 현장에 들를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지난 행사에서는 기조연설까지 했던 정 회장이, 이번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계획을 세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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