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 나아진 반도체 산업"…후퇴한 'K칩스법' 비판 봇물
SBS Biz 배진솔
입력2022.12.26 17:24
수정2022.12.29 14:16
"2%포인트 올린 거예요. 딱 2%, 그만큼 좋아진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6%에서 2%포인트(p) 올린 'K칩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업계에서 이런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세액공제 폭은 당초 여당이 추진했던 것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여야는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당초 여당은 2030년까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시설투자에 각각 20%, 25%, 30% 세액공제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대기업 특혜'라고 반발한 야당 안은 각각 10%, 15%, 30%로 끈질긴 토론을 벌였지만 이보다도 더 후퇴한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대기업은 현행보다 2% 올린 8% 세액공제를 받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현행 그대로 각각 8%, 16%로 유지됩니다.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법안 통과 직후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에 관한 글로벌 스탠다드는 25%, 미국 25%, 대만 25%, 중국은 무려 100%인데 8%짜리 한국이 경쟁력이 있겠느냐”며 “벌써 미국으로 빠져나간 투자금만 300조 원에 달한다. 코리아 엑소더스(탈출) 규모는 이제 더 커질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야당이 제시한 안보다 후퇴한 것은 기획재정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8% 이상 세액공제를 해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향후 법인세 쪽에서도 세수 감소가 발생할 텐데, 여당안인 대기업 20% 공제가 통과될 경우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봤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경제계도 반발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곧장 "국회와 정부가 단기적인 세수 감소효과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는 SBS BIZ와 통화에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일"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지원이 덜할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럼 우리 후배들에게 위축된 반도체 산업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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