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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예금뿐' 올해 역대 최대 증가…5대 은행만 166조원↑

SBS Biz 임종윤
입력2022.12.25 10:08
수정2022.12.25 10:23

올해 부동산·주식·코인 등 자산 시장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반면 기준금리와 더불어 예금 금리는 치솟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시중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에 몰렸습니다.
 
오늘(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월 22일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천82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654조9천359억 원)과 비교해 1년 사이 166조2천467억원이나 불었습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0%대(0.5%)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자 2020년 13조6천734억원(2019년 12월 말 646조810억원→2020년 12월 말 632조4천76억원) 줄었지만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같은 해 전체 22조5천283억원(632조4천76억원→2021년 12월 말 654조9천359억원) 증가했고, 올해의 경우 증가 폭이 작년의 7배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5대 은행의 지금까지 추세로 미뤄, 올해 전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됩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5대 은행을 포함한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86조608억원(2021년 12월말 778조9천710억원→2022년 10월말 965조318억원) 급증했다. 11월과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처럼 정기예금에 유례가 없이 많은 시중 자금이 몰린 것은 당연히 투자 대상 가운데 가장 높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은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예금은행 정기예금의 절반 이상인 58%(신규취급액 기준)에 4.0% 이상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고 7.4%는 심지어 5.0% 이상의 금리로 이자를 받고 있습니다.

공개된 통계상 2018년 이후 올해 6월까지 4% 이상 금리는 아예 없었고(비중 0%), 올해 1월만 해도 가장 흔한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1.5이상∼2.0%미만(54.1%)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9개월 사이 정기예금의 일반적 금리대가 1%대에서 4%대로 3%포인트(p) 치솟은 셈입니다
    
금리가 올라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럽고,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받는 이자가 늘어나는 것도 나쁜 것이 없지만, 이처럼 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역(逆)머니 무브' 현상에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기준금리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 등으로 예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대출 금리도 따라 뛸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은행 정기예금에만 2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집중됐다는 것은, 이 밖에 회사채나 증권사,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 등으로 가는 돈 길은 막혔다는 의미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너무 경쟁적으로 올리지 말라는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도 아직 예금금리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예금자들은 왜 안 올리냐고 묻는데, 고객과 당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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