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에 건물 무단 신축…대법 무죄 판결
SBS Biz 윤지혜
입력2022.12.23 08:24
수정2022.12.23 10:36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59)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밭 2천343㎡(약 708평)의 일부를 실질적으로 점유한 사람입니다. 이 땅의 소유주는 B씨 등 20여명이었지만 A씨는 지분이 없고 사실혼 배우자만이 지분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A씨는 이 땅에 건물을 올렸다가 소송 끝에 철거당했는데, 이후 재차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지었다. 이에 검찰은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로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토지 소유자로선 A씨의 무단 건축으로 땅의 효용을 누리지 못하게 됐을 뿐 땅의 효용 자체가 침해된 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 같은 판단은 재물손괴죄의 법적인 특징 때문입니다.
절도·강도·사기·공갈·횡령 같은 범죄는 행위자가 남의 재물을 마치 자기 소유물인 것처럼 이용·처분할 의사를 보이는데, 재물손괴죄는 이런 '불법 영득 의사' 의사 없이 다른 사람의 재물을 부수거나 숨기는 등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반면 A씨는 타인 소유물을 본래 용도에 따라 무단 사용한 것이므로 재물손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법조계는 이를 전형적인 부동산 절도로 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은 몰래 가져가서 보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원래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고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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