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모회사에 2조 '손 벌린' SK온…LG엔솔과 '절박함'이 다르다?
SBS Biz 신성우
입력2022.12.22 19:10
수정2022.12.23 16:31
특히,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요건 지침'을 내년 3월에 발표하는 만큼 K-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생산 기지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계 후발주자 SK온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업계 선두주자를 넘기 위해 최근 현대자동차, 포드 등과 손을 잡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함'이 먹혀들 수 있을 지, 관건은 자금 조달입니다.
녹록치 않은 자금 조달…'SK이노'에 2조 손 빌려
문제는 아직까지 자금 조달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어제(21일) 자회사인 SK온이 2조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중 2조원을 출자하는데, 오는 23일과 내년 1월 30일 각각 1조원씩 납입할 예정입니다.
이번 출자를 두고,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증자 참여라고 설명했습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배터리 경쟁 속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SK온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연초부터 SK온은 투자 유치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4조 원대 규모의 투자 유치를 준비했으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 속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프리IPO 과정에서 40조 원 수준으로 잡던 기업가치를 22조 원 수준으로 내리고, 투자 유치 목표 금액도 낮추며 실탄 확보에 안간힘을 썼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반해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은 적기에 IPO 흥행을 성공시키며 약 12조 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이자 없이 대규모 자금 유치해 성공한 셈입니다.
SK온은 지난달 상장 전 지분 투자, 프리 IPO를 통해 약 1조 3000억 원을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하며 한숨 돌렸지만, 이는 차입금 상환에 주로 쓰이는 만큼 자금 조달은 여전히 SK온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자금이 들어갈 곳 또한 많습니다.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짓는 미국 합작 공장에 포드와 합쳐 총 10조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고 미국 조지아주에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모회사로부터 2조 원을 조달한 SK온의 모습은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됩니다.
투자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모회사에 손을 벌리는 모양새입니다.
달리 말하면,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절박한 상황 속 모회사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쌓이는 적자에 늘어나는 차입금…LG엔솔은 여유 넘쳐
공격적인 투자로 필요 자금이 늘어나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분기별로 영업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필요 비용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온은 올해 1분기 약 2700억 원, 2분기 3300억 원, 3분기 약 13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단기 차입금도 늘고 있습니다. SK온의 단기 차입금은 올해 3분기 기준 약 5조 3000억인데, 지난해 말에 비해 10배 가량 뛴 것입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여유가 넘칩니다.
당장 수주 잔량 차이를 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말 기준 약 370조 원 수준의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SK온은 약 200조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GM, 혼다,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생산 기지 확충을 위한 파트너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믿는 구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런 여유 있는 상황이 SK온으로 하여금 더욱 '절박함'을 갖게 할 지도 모릅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2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서기 위해서 SK온은 절박한 자금 조달과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입니다.
일각에서는 점유율 확대와 생산 능력 확보를 위해 무리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SK온이 결국 일을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SK온이 정말 일을 내서 업계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 관건은 모회사에 추가로 손 벌리지 않고 본인이 버는 돈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냐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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