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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사실상 금리인상…엔화 급등·금융시장 요동

SBS Biz 윤지혜
입력2022.12.21 05:57
수정2022.12.21 10:16

[앵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도 초저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이 금융 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면서 사실상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일본은행의 깜짝 발표에 채권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는데요.

윤지혜 기자와 자세한 상황 알아봅니다.

역주행하던 일본은행이 결국 방향을 바꿨다고요?

[기자]

네, 일본은행은 이틀 간의 통화정책결정 회의를 마치고 단기금리는 기존과 동일한 마이너스 0.1%로 유지하되, 장기금리 변동 폭을 기존 0.25%에서 0.5%로 2배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0.2%에서 0.25%로 상한을 올린 뒤,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책 기조를 변경한 것인데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시장 기능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장기금리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금리 격차에 따른 급격한 엔화 약세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기업과 가계가 타격을 받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나홀로 금융완화'를 지속해 왔는데요.

미일 간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일본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이 강해졌고, 지난 10월엔 엔·달러 환율이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150엔선을 넘으면서 역사적인 약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예상치 못한 일본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죠?

[기자]

네, 먼저 엔화값이 급등했습니다.

어제(20일) 오전 달러당 137엔대에 머물렀던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발표 뒤 달러당 133엔대로 단숨에 치고 올라갔습니다.

8월 중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한때 0.46%를 돌파하며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급락해, 2% 넘게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우리 증시와 중국 증시도 영향을 받았고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발표 전 3.6% 이하에서 한때 3.7%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시장은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는 반응인데요.

내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 뒤, 새 총재가 선임되면 금리 인상과 국채 매입 축소 등, 정책 수정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SBS Biz 윤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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