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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뺨치는 집주인 수두룩한데…믿었던 HUG의 배신

SBS Biz 정광윤
입력2022.12.20 17:45
수정2022.12.21 08:29

[앵커] 

많은 세입자를 울린 '빌라왕' 같은 방식으로 보증금을 꿀꺽한 집주인들이 수두룩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우 방파제가 돼줘야 할 주택도시보증공사, HUG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정광윤 기자, 이렇게 작정하고 세입자들 등처먹으려는 경우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난 9월 말부터 두 달간 신고된 게 100건이 넘습니다. 

피해자가 여럿이거나 조직적으로 짠 흔적이 보이는 경우만 추린 건데요. 수법은 비슷비슷합니다. 

우선 임대업자가 빌라 여러 채를 자기 돈 한 푼 안 들이고 시세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매입합니다. 

이후 페이퍼컴퍼니나 바지사장에게 집을 넘기고 잠적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번에 신고된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총 171억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피해자 10명 중 7명꼴로 20~30대였습니다. 

정부는 해당 건들에 연루된 걸로 보이는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등 42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소위 '빌라왕'으로 불리는 김 모 씨의 경우도 이런 식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빌라왕이 사들인 빌라와 오피스텔이 1000채가 넘는데요.

보증금을 떼인 피해자가 수백 명입니다. 

이 중엔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도 200명 넘게 있는데요.

원래라면 HUG가 이들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주고, 집을 경매에 넘기든지 해서 돈을 회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빌라왕이 지난 10월 숨지면서 이런 절차가 멈춰 선 상태인데요.

빌라왕의 집을 상속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법원 절차를 기다려야 하는 데다 밀려 있는 세금도 60억이 넘습니다. 

결국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언제 얼마나 되찾을 수 있을진 미지수인데요.

애초에 HUG 반환보증을 믿고 계약한 이들 입장에선 "뒤통수 맞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으로선 이런 빌라왕 같은 집주인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HUG는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때 집주인이 총 몇 채를 갖고 있는지 등을 따지지 않습니다. 

문턱을 높이는 대신 더 많은 세입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오히려 전세가율이나 주택 수 제한 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이강훈 변호사 / 세입자 114 센터장: 전세금 (반환보증 기준)을 만약 이렇게 엄격하게 했을 때는 결국은 이 집은 전세금을 이렇게 높게 설정해선 안된다는 것을 세입자들한테 알려주는 기능을 하겠죠.]

한편 정부는 빌라왕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법률지원 합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지원에 나서기로 한 상태입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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