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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국제정치 이론 거장으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국력을 크게 잃으면 세계 전체에 나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지시간 16일 키신저 전 장관은 영국의 한 주간지에 실린 '또 다른 세계 대전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일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무능해지기를 바라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가 폭력적 성향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500년 이상 세계의 조화와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해왔다"며 "러시아의 역사적 역할이 저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좌절을 겪더라도 지배적인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역량이 꺾이거나 정권이 무너질 경우 세계정세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 엄청나게 넓은 영토 자체가 다툼이 이뤄지는 권력 공백상태가 될 수 있다"며 "경쟁하는 집단들이 분쟁을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할 수 있고 다른 국가들이 무력을 앞세워 권한을 확대하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키신저 전 장관은 한 경제포럼에 참석해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당시 키신저 전 장관은 "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막아 세우려는 동맹군의 노력에 지지를 반복해서 표명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이미 성취된 전략적 변화를 토대로 구축하고 이를 협상을 통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이용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