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 "中 칭화유니 지분 전량 매각"
SBS Biz 류정현
입력2022.12.17 13:28
수정2022.12.17 21:02
[폭스콘 건물에 부착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애플 제품의 조립을 담당하는 업체 대만 폭스콘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전날 밤 대만 증시에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최소 53억8천만위안, 우리 돈 약 1조98억원에 해당하는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폭스콘은 이날 성명에서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투자는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투자 계획에 대한 추가 지연이나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을 방지하고 자본의 유연한 배치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싱웨이가 보유한 칭화유니 지분 전량은 옌탕 하이슈로 넘어갑니다.
폭스콘은 또한 "폭스콘은 더 이상 칭화유니에 간접적으로 어떠한 지분도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 7월 공시에서 사모펀드 출자 방식으로 칭화유니에 53억8천만위안을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칭화유니 전체 인수 자금의 거의 1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당시 사모펀드인 베이징즈루자산관리와 베이징젠광자산관리가 꾸린 컨소시엄은 파산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를 600억위안, 우리 돈 약 11조26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베이징즈루와 베이징젠광은 민간 사모펀드지만 해당 컨소시엄에 실제 인수 자금을 댄 곳은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이 포함돼있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중국 당국이 직접 칭화유니 살리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폭스콘도 이에 동참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폭스콘이 대만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고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현지 당국이 폭스콘에 2500만 대만달러의 벌금 부과를 진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폭스콘은 정부가 투자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다른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만 국가안전회의(NSC)와 중국 담당 당국인 대륙위원회의 관료들은 해당 투자를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며 막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폭스콘의 투자 철회 결정이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폭스콘은 친중 성향의 대만 거부 궈타이밍이 창업한 회사로 중국 본토를 중요한 사업 기반으로 삼아 성장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온 칭화대에 속했던 칭화유니는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꼽힙니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하는 등 중국 안팎에서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선 바 있습니다.
다만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에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안게 됐고 파산 위기에 몰리자 결국 새 주인을 맞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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