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신라젠 대표 "도입 항암제 美 임상 시작…내년엔 국내서도"
SBS Biz 문세영
입력2022.12.13 11:29
수정2022.12.13 17:06
지난 10월 거래 재개한 신라젠이 새로 도입한 항암제의 미국 임상 1상을 이달 시작하고내년 3월 말쯤 국내 임상에 들어갑니다.
신라젠은 오늘(13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중심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항암 바이러스 SJ-607과 BAL0891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습니다.
"난치암 노린다"…도입 항암제 이달 임상 1상 개시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들여온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이 이달 미국의 세 곳에서 임상 1상 환자 등록을 진행한다"며 "다음 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임상 계획을 제출해 이르면 3월 말 국내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BAL0891은 지난해 12월 미국 FDA에서 시험계획을 승인받았고, 이번 주 안으로 미국에서 첫 연구 개시 미팅 진행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BAL0891은 TTK와 PLK1의 작동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항암 효과를 냅니다. TTK와 PLK1 효소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세포분열을 하면서 몸집을 늘리는 걸 도와주는 물질입니다. 이 효소들이 암세포가 분열하면서 증식하는 데도 작용하는데, 이때 BAL0891이 두 효소들의 작용을 방해하면서 암세포의 분열 및 증식을 막는 것입니다.
실험을 총괄한 이재정 신라젠 이사는 "삼중음성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요로상피암, 위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세포주를 효과적으로 사멸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BAL0891은 이런 난치성 암종을 타깃하고 있고, 앞으로는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라젠 항암제 'BAL0891' 발표 자료]
"동물실험서 항암 바이러스 'SJ607' 안정성 5배 이상 개선"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을 적용한 ‘SJ-600’ 후보군 연구개발에 대한 임상 현황과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신라젠은 현재 ‘SJ-607’의 동물실험을 마무리하고 이 결과를 국제학술지와 내년 미국암연구학회(AACR)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에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항암 바이러스는 주사를 놓으면 피 속에 면역 작용을 하는 ‘보체’의 공격에 취약했습니다. 한편, SJ-607은 기존 항암 바이러스와는 달리 보체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CD55를 바이러스의 가장 겉면에 발현시켜, 보체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려고 하면 CD55가 이를 막아,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합니다.
항암 바이러스(Oncolytic Virus)는 암세포를 용해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가면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모두 감염시킵니다.
이때 정상세포가 감염되면 세포에 신호가 작동돼, 세포가 바이러스를 거부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세포와 합성되지 못하고 분해돼 없어지면서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 암세포는 신호가 고장 난 세포이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신호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암세포는 바이러스를 거부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암세포와 합성돼 암세포를 파괴하고 이후 세포를 빠져나와 다른 세포들을 또 감염시키며 파괴하며 암을 치료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때, 이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지 않고 혈액 안에 잘 들어올 수 있게 도와주는 게 CD55 단백질입니다.
오근희 신라젠 연구소장은 "SJ-607는 동물 전임상을 통해 CD55 단백질이 SJ-607 항암 바이러스의 겉면에 발현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항암 바이러스가 혈액 안에 잘 보존되는 '안정성'이 기존보다 5배 이상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SJ-607은 기존에 종양에 직접 투여하는 방법이 제한이 많아, 정맥 주사로 개발됐습니다. 정맥 주사를 통해 몸 전체에 투여할 수 있어, 위암·폐암·대장암 등 같은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에까지 직접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어 SJ-607은 다른 항암 바이러스의 20%보다 적은 양으로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낸 바 있습니다.
SJ-607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기적으로 투여한다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투여 농도를 줄이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상근 R&D 총괄 전무는 "내년까지 SJ-600의 논문 게재를 마치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포스터 발표를 하며, 플랫폼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후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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