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예약 '그랜저' …고금리가 출고 시점 앞당긴다?
SBS Biz 신성우
입력2022.12.12 10:26
수정2022.12.12 15:41
[현대자동차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전측면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간판' 세단 그랜저도 치솟는 금리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86년 첫 출시돼 '사장님 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1세대 그랜저를 계승한 7세대 그랜저 '디 올 뉴 그랜저'가 지난달 14일 출시됐습니다.
6년 만에 출시된 그랜저의 풀체인지 모델에 대기 고객만 10만 9000여 명에 달하는 등 디 올 뉴 그랜저는 출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문하면 인도받기까지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수요가 치솟았지만, 최근 가파르게 뛴 자동차 할부 금리에 고객들이 하나 둘 이탈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일선 영업점에 따르면 최소 1년 정도로 알려졌던 신형 그랜저의 출고 대기는 최근 10달도 안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금리 문제 때문에 차 구입을 이제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랜저 역시 "당장은 취소 안 하더라도 나올 때쯤 돼가지고 형편이 안 돼가지고 미루는 경우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소식은 소비자들에게도 퍼져 최근 대기 고객들 사이에서는 납기 일정보다 신형 그랜저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습니다.
현대차의 12월 납기 일정에 따르면, 그랜저 LPi 모델과 2.5 가솔린 모델은 약 11달 대기해야 하는데, 영업점에 따르면 이 납기 일정보다 최소 1달은 당겨 신형 그랜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영업점에서는 납기를 기다리며 이중계약을 걸어 놓는 경우도 많아 실제 대기 수요에 허수가 많다는 분석도 내놓습니다.
이중계약이란 같은 영업점에서 그랜저와 제네시스 이렇게 각기 다른 두개의 차종을 동시에 계약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자동차 할부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차를 수령하는 것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니, 소비자들은 여러 차종을 계약해 놓고 그 중 한 가지 차종의 인도 일자가 다가오면 나머지 차종의 계약을 취소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입니다.
한달 사이 2%포인트 넘게 뛴 할부 금리
[현대자동차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내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기준 금리가 뛰니 자동차 할부 금리가 따라 올라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오늘(12일) 여신금융협회의 자동차 할부 금리 공시에 따르면 5개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7.3%에서 10.5%였습니다. (그랜저, 현금구매 비율 20%, 할부 기간 36개월 기준)
지난달 중순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 하단이 약 5% 초반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 달 사이 할부 금리가 약 2%포인트 넘게 뛴 것입니다.
롯데카드의 경우 금리가 8.3%였고, 삼성카드는 7.8%, 하나카드는 7.3~8.1%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상단 금리가 높은 편인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8.6~10.5%, 7.9~10.1%였습니다.
기준 금리가 치솟는 탓에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도 같이 뛰면서 카드사들이 자금을 끌어오는 비용이 불어나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도 전해지는 것입니다.
저리 프로모션에 파격할인…그래도 금리는 뛴다
치솟는 금리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자동차 업계는 부랴부랴 금리를 낮춰주는 프로모션에 나섰습니다.
기아는 이달 기아 전 차종을 출고한 고객 중 현대 M계열 카드를 이용하는 개인에 36개월까지 5.9% 할부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할부 기간을 60개월까지 늘리더라도 6% 초반 금리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현대차와 기아를 추격해야 하는 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는 더욱 분주합니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전 차종에 대해 4.9% 할부 상품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시키기로 했습니다.
특히, 별도의 현금 선수금 납입 없이 전액 할부 상품으로도 이용 가능하며, 최대 36개월로 할부 구매 시 금리는 4.9%이며, 48개월은 5.9%, 60개월은 6.9%입니다.
쌍용차의 경우 선수금(0%~50%)에 따라 36개월 기준 5.9%~60개월 기준 7.9%의 스마트 할부를 운영합니다.
금리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파격 할인도 등장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4만 4000대 이상 팔리며 연간 경차 판매 1위가 확정적인 캐스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한달 동안 5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특별 할인을 제공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대형 전기 세단 EQS를 900만 원 이상 깎아주기로 했고, BMW도 이달 인기 모델인 5시리즈를, 아우디도 A6 등을 각각 1000만 원 할인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다음주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 가운데, 이전보다는 작은 폭인 0.50%포인트 인상이 점쳐집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만큼 당분간 자동차 할부 금리 역시 치솟을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부담은 늘고 대기 수요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는 '떠나는 고객' 붙잡기에 더 분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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