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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위믹스 상폐…가상자산 도미노 위기?

SBS Biz 황인표
입력2022.11.29 13:53
수정2022.11.29 15:57

■ 경제현장 오늘 '이슈체크' -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가상자산 시장에서 신뢰가 깨지고 있습니다. 세계 3개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했죠. 그 여파로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도 일부 상품에 대해 돈을 내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오늘(25일) 국내 중견 게임 회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흔들리는 가상자산 시장.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앵커]

교수님은 가상자산·코인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많이 내오셨죠? 여전히 그 의견을 고수하고 계신 거죠?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네, 사회적 가치가 아직은 입증이 안 됐다.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적 이익도 추구하지만, 사회적 이익이 존재해야 하거든요. 가상자산 시장은 사적 이익은 존재하는데 사회적 가치는 입증된 적이 없는 거죠.

[앵커]

가상자산을 만드는 회사들은 생각이 다르지만, 교수님은 가상자산은 사회적 가치가 없다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 위메이드 게임 회사에서 발행한 위믹스, 다음 달 8일부터는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가 안 된다고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상장 폐지는 기업의 사형 선고거든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된 거고, 어떻게 보십니까?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규제 공백이 계속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발생할 일이라고 봤고요. 사실 금융 회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엄격한 사회적 신용으로 하거든요. 사회적 신용이라는 건 대주주가 범법 행위도 없어야 되고, 공시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데 사실 사회적 신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시장이기 때문에 일단 사람들이 믿는데 '과연 사회적 신용이 있는 사람이 말한 것이냐'라는 문제였고요. 결국 원래 유통시키겠다고 한 물량이 있었는데….

[앵커]

위믹스에 유통시키겠다는 계획된 물량이 있었는데.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그걸 30%나 넘어서 몰래 유통시킨 게 이번에 들켰어요. 원래 유통되는 양보다 30%가 더 유통되면 당연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거고요. 일반 투자자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위메이드가 임의로 30%를 몰래 유통시킨 게 들켜서 결국 공시 기간인 거죠. 그걸 빌미로 거래소들이 상장 폐지를 결정한 거예요. 그게 결정적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위메이드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제가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위메이드 이야기를 드려야겠네요. '유통 물량에 대한 기준이 분명치 않다. 본인이 유통시키겠다는 계획과 물량이 30% 차이가 나지만, 유통 물량 기준이 선명치 않아서 우리가 일부러 숨기거나 그런 게 아니다. 거래소가 임의로 했다. 거래소의 슈퍼 갑질'이라고 맹비난을 했습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어느 쪽이 잘못했는지는 본인들이 따질 일이지만, 적어도 고객들이 알고 있는 건 예를 들어 업비트 공지로는 2억 5천만 개만 유통시킨다고 했는데 실제로 드러난 건 3억 1500만 개였거든요. 거래소의 공시 내용을 보고 그 사실을 믿고 투자한 건데 그 숫자가 달라졌잖아요. 달라진 사유에 대해서 서로 이견이 있으면 .

[앵커]

소명을 자세히 했다는데 구체적인 해명이나 설명도 없이 상폐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던데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예를 들어 우리나라 증권 거래소는 공시 방법이라든지 그걸 들여다볼 수 있는데 지금 코인 거래소는 발행자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거든요. 강제하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없잖습니까. 따라서 사후적으로 발견할 수밖에 없어요. 이 문제는 향후에도 계속 발생할 수 있고, 예를 들어 거래소가 강제로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하면 잘잘못을 가릴 수 있겠지만 모든 코인 중개소는 그 권한이 없는, 말 그대로 중개소잖아요. 발행자의 말을 믿고 공시한 상태로 투자자가 투자를 하고 나중에 사후적으로 발견해놓고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사전적으로 발견한다든지 방지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거죠, 증권 거래소와 비교하다 보면. 

[앵커]

게임 회사들이 가상자산·코인을 다 발행하는 건 아니잖아요.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어떤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까?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현행법에도 약간 위법되는 정황이 있어요. 우리나라에 게임산업진흥법이 있는데요. 게임 아이템을 허용해주는 이면에는 환전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게임산업진흥법에 있거든요. 예를 들어 네이버 같은 곳에서 포커 머니를 발행하고 그게 돈으로 환전되면 도박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포커 머니를 발행하는 건 허용해주되, 환전하는 건 막아놨거든요. 위믹스라는 건 코인인데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게임 아이템이 몇 번 변환을 거치면 코인이 될 수 있어요. 결국 게임 아이템으로부터 코인이 될 수 있는데 환전까지 되는 시스템이거든요. 그래서 게임산업진흥법 위배 소지도 있고. 또 하나는 어쨌든 게임 회사잖습니까. 게임이 재미있어야 되거든요, 본연이고.
 
[앵커]

게임이 재미있으니까 많이 하는 거 아닐까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많은 거죠. 적자가 계속 나니까 코인을 발행해서 보전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강한 거죠.

[앵커]

상폐를 하면 거래해오던 이른바 코인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볼 텐데 시간을 주고 소명할 시간, 이이를 제기해서 기회를 줘야할 텐데 상패가 12월 8일까지더라고요. 너무 짧지 않습니까?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거래 기간이 길고 짧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도 예를 들어 주식을 청산할 때 7일밖에 안 되거든요. 그에 비하면 절대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은 아니고요. 문제는 '사전에 발견할 수 없었느냐. 재발 방지가 가능하냐는 측면에서 여전히 불가능하다'.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고요.

[앵커]

앞으로 위믹스, 위메이드에서는 '문제가 됐던 유통량 기준이 분명치 않다'. 자기들은 다 설명했는데 기준이 분명치 않았던 것이 문제라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어서.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오히려 더 심각한 거죠.

[앵커]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그런 문제가 있다. 자기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보다 중요한 세계 3대 거래소 FTX가 불과 얼마전 파산했습니다. 큰 거래소가 파산해서 우리 거래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FTX 파산 원인과 의미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이것도 규제 공백이 계속 이어진 건데요. 지금 FTX가 파산한 근본 원인은 중개소가 코인을 발행하고,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스스로 상장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권한을 다 가졌다는 거고요. 직접 코인을 발행하고, 스스로 상장하고, 그걸 유통하면 현금화 할 수 있잖습니까. 또한 코인을 발행한 다음에 코인을 담보로 다른, 예를 들면 US 달러를 빌린 건데 담보 능력이 있냐는 거예요. IMF 때도 부동산이 담보 역할을 못해서 모든 사태가 일어났 듯이 가상자산은 말 그대로 준거되는 가치가 없잖습니까. 그런데 이건 관행적으로 코인을 스스로 발행하고, 스스로 유통시킨 다음에 거기에 형성된 가격을 담보로 법화를 빌린 거죠. 이중 고리 하나가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데 이때 신뢰를 잃는 문제가 발생한 게 고객이 예치해 놓은 코인을 건드린 거예요. 이름은 FTT라고 돼있고요. FTT를 담보로 잡고 US달러를 빌렸는데 자신이 보유한 것만 담보로 잡은 게 아니라, 고객 것까지 건드렸다는 의혹이 있던 찰나에 바이낸스가 약 5억 달러 정도의 FTT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의혹만 갖고 있던 게 거의 믿게 되고, 바이낸스가 투매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걸 확정하게 되고 뱅크런이 일어나게 된 거죠. 그러면서 담보 능력이 전혀 안 되게 되고 다른데로 퍼져나간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가 깨지는 원인 중 하나가 규제 공백'이다. 그러면 다른 큰 거래소들이 있잖아요. FTX처럼 직접 코인 발행하는 곳은 없죠, 우리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다행인 게 그나마 특검법이 작년에 발효될 때 셀프 상장이라고 하는데 우린 그걸 막아놨어요. 중개소 스스로가 발행하고 올리는 건 못하게끔 법으로 막혀있습니다.

[앵커]

천만다행이네요. 그러면 규제 공백이면 고객이 맡기거나 거래하는 코인을 잘 보호할 수 있는 보호 장치가 법에 없잖아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다른 나라에 비해서 조금 나은 측면이 있는데, 계정을 분리하라는 조항이 있어요. 예컨대 회사가 가진 코인인지, 돈인지, 고객이 예치한 금액인지 따로 계정을 분리하라는 규제가 있는데 사실 분리해서 계정만 기록할 뿐이지 돈은 여전히 중개소가 보관하고 있거든요. 들고 먹튀 했을 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근데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예탁결제원같은 경우 거래소가 증권 거래를 할 때 증권 거래소가 명의 개선을 한다든지 거기 돈이 보관된 건 아니거든요. 철저히 분리해서 명의 개선은 예탁결제원에서 하게 돼 있어서 분리돼 있죠. 중개소는 모든 헤게모니를 다 쥐고 있어요. 외국은 발행도 하고, 고객 돈을 수탁도 하고, 그 돈을 보관도 하고, 코인도 자산을 보관하고 있거든요.
  
[앵커]

어떻게 해야 됩니까? 거래소의 헤게모니를 깨야겠네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그렇죠. 그걸 깨기 위해서 작년에 특검법 발의될 때 비슷한 조항을 넣으려고 했어요. 예탁결정으로 콜드월렛을 하든 모든 자산을 빼서 보관하게끔 하려고 했는데 거기도 로비가 심하니까 반대도 심해서 안 들어가 있는데, 사실은 지금도 안전하진 않죠. 

[앵커]

심각한 문제인데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빨리 제도적·법적 장치가 필요하겠네요.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필요하죠. 그래서 최소한의 장치, 아까 말한 계정 분리 기록이란 것만 있지 실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죠.

[앵커]

분리 후 별도 예치라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

그래야만 하죠.

[앵커]

잘 알겠습니다.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주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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