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쌓이면 월급 오르는 호봉제, 대기업 남직원에만 유리"
SBS Biz 윤진섭
입력2022.11.29 11:23
수정2022.11.29 15:06
연구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금체계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사전 공개한 발제문에서 연구회는 연공급형 임금체계가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남성'에게만 유리하며 중고령 노동자 고용불안을 부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노동자 임금은 대기업 노동자의 56.3% 수준이었습니다. 여성 노동자 임금은 남성 노동자 임금의 69.6%였고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72.4%였습니다.
연구회는 이러한 격차가 나타나는 이유를 "유(有)노조 대기업 사업장 종사 정규직 남성만 연공을 축적할 수 있는 유일한 계층이기 때문"으로 꼽으면서 "비정규직·중소기업 (종사자)·여성은 구조적으로 연공을 쌓기 어렵고 대부분은 임금체계가 없는 일자리에 종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회는 연공급형 임금체계가 MZ세대에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저성장시대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MZ세대는 '불확실한 승진 사다리에 종속돼 회사에 장시간을 투자하며 상사 눈치를 보느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선택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근속과 연공형 임금체계를 유인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체계는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회의 주장입니다.
연공급형 임금체계는 중고령 노동자 고용불안도 초래한다고 연구회는 주장했습니다.
연구회는 "연공형 임금체계 아래에서 중고령 근로자 비중이 높은 기업의 임금 수준은 노동생산성을 초과한다"라면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의뢰해 실시한 연구에서 조사에 응한 근로자 61%가 연공형 임금체계에선 정년을 연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연공이 아닌 노동생산성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면 직장에 남아있을 수 있는 노동자들이 연공형 임금체계 때문에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내쫓기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숙련자를 잃는다는 측면에서 기업에도 손해라는 것이 연구회의 주장입니다. .
이날 연구회는 임금체계 개혁 기본방향도 제시했습니다.
연구회는 "중고령 근로자 계속고용과 청년층 일자리 진입을 위해선 연공형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든 위원이 의견을 같이했다"라면서 "고용형태·기업규모·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연공형 임금체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도 이견이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구회는 "연공형 임금 필요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직무 가치·난이도·성과, 기업 내 역할과 책임 등 다양한 요소가 임금체계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회는 임금체계 개혁을 위한 세부 논의과제로 ▲ 연공형 임금체계 개선과 정년연장 등 계속고용 기반 구축 ▲ 노사의 임금체계 자율선택을 위해 임금체계 변경을 쉽게 하는 법·제도 개선 ▲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를 위한 임금체계 구축 지원 ▲ 지역·업종별 임금체계 개편 논의 ▲ 임금실태 조사를 위한 '상생형 임금위원회'와 직무별 시장임금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날 연구회는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
연구회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때 포괄임금제를 활용할 수 있으나 현장에서는 업종과 직무를 불문하고 널리 활용되고 있다"라면서 "포괄임금이 오남용돼 장시간 노동을 부르고 일한 만큼 보상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 아닌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호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바꾸는 임금체계 개편은 고용노동부가 6월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도 담긴 정부 차원의 정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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