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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털기 안간힘…"계약하면 3천만원 드려요"

SBS Biz 최지수
입력2022.11.25 17:46
수정2022.12.12 16:49

[앵커]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또 계약을 하면 수천만원의 현금까지 지급해주겠다는 분양 현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쌓이는 미분양에, 자칫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아파트 분양 단지입니다. 

지하철 7호선 초 역세권에 위치해있는데, 분양을 받으면 중도금 40%까지 무이자, 20% 이자후불제 혜택을 주고 현금 3천만 원을 준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습니다. 

[분양 관계자: 계약금은 10%만 내는 거기 때문에 1억 500~1억 900만 원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시잖아요. 이거를 이제 다 내시면 (저희가) 한 달 안에 3천만 원을 다시 입금해 드릴 거예요.]

지난 8월 일반분양 당시 140가구를 모두 팔았는데, 계약 포기가 무더기로 나오자, 파격 조건을 내걸고 아파트 분양에 나선 겁니다. 

대형 건설사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GS건설은 서울 은평구 사업장에 대해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제공하고 있고, DL건설도 경기도 탄현면 사업장의 계약금을 500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건설사들이 파격 조건으로 미분양 판매에 나선 데는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70선이 무너진 67.9로 지난 2012년 8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미분양이 쌓이면 고스란히 건설사 부담으로 이어지게 되고 유동성 위기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미분양이 쌓이면 분양 수입이 들어오지 않아서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응을 할 수가 없어서 자금난이 더 심해질 수가 있습니다.] 

지난 9월 기준 미분양 주택이 4만 1000여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건설사들은 당분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SBS Biz 최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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