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맥주 판매 금지' 날벼락…팬·후원사 '멘붕'
SBS Biz 조슬기
입력2022.11.21 16:48
수정2022.11.21 16:59
[월드컵 관람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찾은 팬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경기장 내 맥주 판매 금지를 결정한 것을 두고 축구팬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우리에게 맥주를 달라'는 팬들의 이색 구호가 터져나오는 등 경기장 내 맥주 판매 금지를 결정한 FIFA와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한국시간 21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전 겸 A조 첫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개최국 카타르를 2-0으로 이길 당시 경기장에는 카타르 홈 관중뿐 아니라 4000여 명의 원정팀 에콰도르 팬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습니다.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는 전반 16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전반 31분 헤딩으로 추가 골을 터뜨리며 승부가 에콰도르 쪽으로 기울자 에콰도르 관중의 함성은 더 크게 퍼졌습니다.
처음에 열띤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하던 이들은 승부가 기운 경기 후반부턴 'Queremos Cerveza'를 외쳤는데, 이는 '우리는 맥주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에콰도르 팬들의 구호는) 카타르가 월드컵 기간 경기장에서 맥주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유머러스한 대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주류 판매 및 음주가 금지되지만 월드컵 기간 경기 시작 전후로 경기장 인근 지정 구역에서 맥주를 판매토록 했지만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FIFA가 경기장 내 맥주 판매 금지를 최종 결정하며 축구팬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FIFA는 성명을 내고 "개최국과 의논 끝에 경기장 주변에서는 맥주 판매 장소를 없애기로 했다. 다만 버드와이저 제로(논알콜맥주)는 경기장에서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르 도하의 월드컵 경기장과 근처에 마련된 맥주 판매 구역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갑작스러운 변경 조치에 FIFA 후원사를 비롯한 각종 단체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발표로 버드와이저와 FIFA가 체결한 7500만 달러, 우리 돈 1000억 원 규모의 계약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FIFA의 대표적 후원사인 맥주 기업 버드와이저는 당초 카타르 도하 내 고급 호텔을 인수해 이곳에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맥주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버드와이저는 앞서 공식 트위터 계정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Well, this is awkward)…"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가 90분 뒤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축구 서포터즈 협회(FSA·Football Supporters' Association)도 성명을 내고 "진짜 문제는 맥주가 아니라 월드컵 주최 측의 소통 부재"라고 주장했습니다.
축구팬들과 후원사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내 음주 허용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경기장에서의 술을 금지한다. 개인적으로 하루 3시간 정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최국 카타르 편에 섰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문제가 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라면 나는 즉시 사임하고 해변에 가서 휴식을 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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