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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판 리먼사태'를 촉발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구체적인 부채 규모가 공개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 20일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제출된 채권자 명단을 인용해 FTX가 상위 채권자 50명에게 갚아야 할 부채가 31억 달러(약 4조 1천60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FTX가 1위 채권자에게 진 빚은 2억 2천600만 달러(약 3천억 원)였고, 상위 10명에 대한 부채는 14억 5천만 달러(약 1조 9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채권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블룸버그는 상위 채권자 50명이 FTX 지급불능 사태에 휘말려 피해를 본 개인 또는 기관 고객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TX는 지난 11일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채권자 숫자를 10만여 명으로 제시했지만, 사흘 뒤 FTX 변호사들은 채권자가 100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법원에 보고하며 우려를 키웠습니다.

부채 현황을 파악 중인 FTX는 글로벌 자산 평가를 통해 일부 사업의 매각 또는 재편도 준비 중입니다.

FTX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구조조정 전문가 존 J. 레이 3세는 전날 성명에서 “지난 한 주간 검토한 결과 미국 안팎의 여러 자회사가 대차대조표상 지급 능력이 있고, 가치 있는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다행스럽다”고 밝혔습니다.

100여 개의 자회사 중 FTX EU가 4천900만 달러(약 600억 원) 넘는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또 다른 자회사인 '웨스트램샤이어서비스'가 4천800만 달러(약 644억 6천만 원), FTX 벤처스가 약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가용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자회사 은행 계좌의 절반 이상은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