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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에 '실질소득' 줄었다…넷 중 하나는 '적자가구'

SBS Biz 윤선영
입력2022.11.17 11:51
수정2022.11.17 15:12


지난 3분기 가계의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실질 소득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5개 분기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물가 상승에 식료품 지출을 10% 넘게 줄였습니다.

통계청이 오늘(17일) 발표한 '2022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어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2.8% 줄어 지난해 2분기(-3.1%) 이후 5개 분기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고물가를 고려하면 가계의 실질적인 형편은 나빠진 겁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이 명목 기준 311만4천원으로 5.4% 늘었는데 양호한 고용시장 등의 영향입니다. 다만 실질 기준으로 보면 근로소득은 0.4% 줄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자영업자 증가와 서비스업 개선 등의 영향으로 사업소득(12.0%)과 재산소득(28.7%)도 명목 기준으로 늘었습니다.

경조소득·퇴직수당 등 일시적인 수입인 비경상소득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장례식 등의 경조사 참여가 늘면서 28.4%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전소득은 18.8% 줄었는데 지난해 지급됐던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등의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공적이전소득이 26.1%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지급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양천구 제공=연합뉴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실질 기준으로는 0.3% 늘어 3개 분기 연속 0%대 증가율에 머물렀는데 소비지출의 대부분이 물가 상승의 영향이고 실질적인 씀씀이는 제약된 탓입니다.

거리두기 해제에 음식·숙박 소비 지출은 22.9% 늘었는데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오락·문화(27.9%)와 의류·신발(15.3%)도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카드 승인액은 99조3천억 원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해 같은 달의 82조3천억 원보다 20.7%가 늘었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 (사진=연합뉴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1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습니다.

특히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비용이 19.9% 늘었는데 증가율로는 3분기 기준으로 2018년(28.7%)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에따라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 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385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각종 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가계 흑자액도 114만8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습니다. 가계 흑자액이 감소한 것은 2021년 2분기(-13.7%) 이후 5개 분기 만에 처음입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도 전체 가구의 25.3%에 달해 4가구 중 1가구는 소득에서 세금과 공과금, 생활비 지출을 빼면 가계부가 '마이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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