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이슈체크] "尹 대통령-빈 살만 회담 조율 중"…꿈틀거리는 네옴시티株

SBS Biz 황인표
입력2022.11.16 18:33
수정2022.11.17 18:35

■ 경제현장 오늘 '이슈체크' -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한마드 빌산마 왕세자가 내일(18일) 한국에 옵니다. 우리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24시간도 안 되지만 이재용 회장, 최태용 회장, 정이선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을 다 만납니다. 5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7백조 원 가까운 초대형 프로젝트 네옴시티건 때문인데요.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뭔지, 우리에게 제2의 중동 붐을 정말 안겨줄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앵커] 

무한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우디의 통치자이자 총리고요. 내일 새벽 우리나라에 와서 하루도 안 머무는데 헬스클럽 기계까지 가지고 온다는데 어떤 분입니까?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전통적인 포브스나 이런 데는 세계 부자 통계에 안 들어가요. 왜냐하면 이 사람은 비공식이고, 개인 재산과 사우디 재산의 경계가 애매합니다. 그런데 사우디 최고 기업이라고 하는 아람쿠의 최대 주주이고요. 북부 펀드의 최대주주입니다. 그래서 추정하건대 2조 달러 정도 자산을 갖고 있지 않겠느냐. 1400억으로 환산하면 2조 달러는 2800조 원이에요. 이걸 아무리 예금을 안 주는 1% 통장에만 맡겨놔도 1년 이자가 30조 원이 넘습니다. 한 달에 3조 원이기 때문에 스위트룸 2200만 원짜리 400개가 아니라 몇천 개 쓰는 것보다 쌓이는 돈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 흔히 부자라 하면 만수르처럼 되고 싶다고 하는데 만수르의 10배 정도 더 큰 부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나고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면서 석유 기업들은 떼돈을 벌고 있어요. 창사 이래 최대 돈을 벌고 있는데 오일 달러로 쌓은 부 덕분에 이 사람은 'Mr. 에브리띵'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1985년생, 37살입니다. 올해 9월 27일,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국왕이 총리직을 겸하게 돼있는데 취임하자마자 왕위를 계승하면서 국정 전반의 사우디 실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사우디 왕세자들이 만만치 않아요. 그 사람들은 다 정적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오른 거예요. 2017년부터 사우디는 개혁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이슬람 율법이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들, 특히 여성에 관한 제한이 많았는데 여성들에게 운전과 영화 관람을 허용한다든가. 사우디는 일부다처제예요. 4명의 부인까지 가능한데 이 사람은 한 명의 부인과 3남 2녀를 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성들로부터 굉장히 열광적이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외부적으로는 평가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했던 언론이 카슈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배우로 지목되면서 그동안 미국이 굉장히 비난해왔어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70년간 유지되던 미-사우디의 동맹까지도 균열이 생기고 있는데 어쨌든 개혁 군주를 자처하면서 지금까지는 석유가 사우디를 먹여 살렸지만, 석유 이후를 고민한 것 같아요. 고유가로 벌어들인 석유 이외의 사우디를 건설하겠다는 큰 그림, 청사진을 갖고 5천억 달러, 700조 원에 달하는 네옴시티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2017년에 발표한 후에 코로나 있었고 좀 지지부진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터를 다지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얘기하려는 네옴시티. Mr. 에브리띵.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업이잖아요. 탈석유, 석유를 벗어나서 새로운 도시를 만든다. 인공 도시는 엄청난 프로젝트인데 네옴시티라는 게 어느 정도 규모이고, 뭐를 지양하는지. 어떻게 만들어집니까?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의 대전환을 위해서 만드는 미래형, 강력한 복합 스마트 도시를 말합니다. 사우디 북서쪽에 있는 사막 한가운데 서울의 44배 규모에 달하는 미래형, 세 가지 산업단지, 주거 단지, 관광특구를 조성합니다. 총 사업비가 친환경으로, 특히나 차가 없는 친환경 에너지와 인공지능을 동원해서 4차 산업 활동 기술이 총동원된 스마트 시티인데 이게 아마 조감도가 발표되면서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실현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자아냈는데 세 개의 도시를 보면 가장 관심을 끄는 게 길이 170km에 달하는 자급자족형 직선 도시, '더 라인 주거 단지'입니다. 또 바다 위에 떠있는 모양을 한 팔각형 모양의 첨단 산업단지가 있고요. 이걸 '옥사곤'이라고 합니다. 

[앵커] 

옥사곤. 홍해 바다에 띄운다.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맞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친환경 관광 산업 단지를 겸하고 있는 '트로제나'. 이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핵심은 역시 네옴시티의 더 라인 주거 단지입니다. 

[앵커] 

더 라인을 자세히 한번 들여다볼까요? 어떻게 세워지나요?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폭이 200m, 높이가 500m인데요. 전체를 투명한 유리관으로 만듭니다. 170km를 쭉 연결한다는 거예요. 

[앵커] 

170km면 서울~대전 정도 거리네요.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맞습니다. 그걸 산악 넘고 협곡 넘고 홍해까지 해서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국경까지 모여있는 홍해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걸 비교하게 되면 롯데월드타워 높이가 550m예요. 이걸 서울부터 강릉까지 일직선으로 계속 연결한 거랑 비슷합니다. 이걸 또 반사형 거울로 만들어서 유리로 마감할 예정인데 일부에서는 미래형 만리장성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마천루 빌딩부터 시작해서 친환경 에너지, 인공지능, 문화 인프라, 관광도시, 건설 업계가 지향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총망라돼서 전 세계가 사우디를 잡기 위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더 라인 주거단지에 실제 사람도 수백만 명이 살겠네요.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100만 명, 궁극적으로 900만 명까지 이 도시에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초고층 건물이 170km 이어진다. 정말 대단하군요. 산업 단지는 홍해 위에 뜨는 옥사곤.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펜타곤 하면 미국의 국방부 건물이 있잖아요. 오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띄워서 산업 단지를 팔각형 모양으로 만든다는 거예요. 거기에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현대건설이라든가 물 위에 짓는 도시잖아요, 하나의. 새로운 시험이기 때문에 사막에는 건설해봤어요. 수없이 해봤고, 특히 네바다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가 대표적 케이스인데 물 위에 펜타곤처럼 옥사곤을 만든다는 것은 거길 산업단지화해서 기업을 입주시키고, 자족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큰 그림입니다. 

[앵커] 

그리고 관광도시 트로제나를 세운다. 대단한 프로젝트인데요. 전부 신재생에너지, 100% 에너지로 자립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다는 거죠?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맞습니다. 여기에 기술이 단지 건설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친환경 태양열을 비롯해 수소에너지… 여러 가지 자기 발전이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탈석유를 선언하면서 유라시아 대륙 동서를 연결하는 아라비아 상인의 역할을 위상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근간이고요. 특히 최첨단 인프라를 갖춰서 중계 무역국으로서 체제를 개선해서 무너지고 있는 원유 패권국의 위치를 복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와 같은 혁신 도시면서 두바이, 홍콩과 같은 유통가, 금융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사우디는 자본력은 풍부하지만 대규모 도시 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기술력과 경험이 없고요. 그러다 보니 이걸 짓기 위해서는 토목 건설, 에너지, 교통, 환경, ICT 모두가 결합돼야 하거든요. 사우디의 고민이 깊은데 이걸 만에 하나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곳에 수출하게 되면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서 패권국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고, 그러면 미국의 견제가 또 심상치 않고요. 마찬가지로 미국과 외교적으로 친밀한 일본에게 수주를 맡기게 되면 요르단이나 팔레스타인 같은 중동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아마 다양한 데이터를 달아야 하는 스마트 시티에 가장 최적화된 국가가 어디냐, 기술력을 갖고 있는 곳이 어디냐, 정치·외교적으로 조금 견제를 덜 받는 곳이 어디냐. 바로 한국을 퍼스트로 꼽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미 일부 공사가 발주돼서 우리 기업들, 건설 회사들이 터널 공사는 시작을 했다면서요?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맞습니다. 지금 중동에 있는 시장 정보 보고서를 보면 5천억 달러라고 하지 않습니까. 130억 달러 정도로 전체 예산의 2.6% 정도가 발주됐습니다. 여기에 10억 달러 이상 조 단위 프로젝트가 세 개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하나를 우리가 꿰찼습니다. 여기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그리스의 아키로던이 컨소싱을 구성해서 앞서 말씀드린 더 라인 주거 단지 내 지하에 총 28km의 고속 화물 철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터널을 뚫는 공사인데요. 여기에 20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냈고, 현대 건설은 앞서 옥사곤이라고 해서 바다 위 산업 단지 프로젝트 1단계에 입찰해서 유럽, 중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고요. 이 밖에 몇몇 기업들이 도시 건설 인프라나 콘텐츠 수주를 따기 위해서 IT 기업, 스마트 기업들 지원단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건설사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기업, 네이버나 KT와 같은 IT 기업, 스마트팜 기업까지도 모두 여기에 총동원돼서 우리나라 ICT 기업이 전부 출정에 나서고 있다고 하면 가히 틀린 말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빈 살만 왕세자가 잠깐 있는 동안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다 만나잖아요. 어떤 분들을 더 만나고, 어떤 이야기가 오갈까요?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2019년에도 왔었어요. 당시에는 삼성에서 만났는데 5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서 10조 원의 수주를 해줬습니다. 이번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서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하나그룹 부회장이 내일 왕세자를 만나기로 되어있는데 삼성은 이미 1단계 더 라인 건설에 참여하고 있죠. 단순 시공뿐 아니라 삼성이 갖고 있는 인공지능, 5세대 네트워크, 사물인터넷 분야, 다방면에서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기술력이 최강이기 때문에 다양한 협력 방안이 기대되고 있고, 현대차도 도심 교통 항공서비스를 비롯해서 로봇, 자율주행과 같은 스마트 시티 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특히나 전기수소차. 여기가 친환경이다 보니 전체 하나로 묶는 시스템, 교통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 100% 친환경 에너지로 움직인다는 구상이기 때문에 아마 현대차의 수소 모빌리티도 적용 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점쳐지고 있고요. SK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연결 가능하고 SK텔레콤을 앞세워서 인공지능과 IT 분야의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고, 하나그룹은 태양광 사업이 강점이거든요. 때문에 하나솔루션을 앞세워서 에너지 사업을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그룹 이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원티드 코리아 22개 기업을 수주하기 위해 구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전력, 삼성물산, 포스코, 한국남부발전 이렇게 5개 컨소시엄이 내일 사우디 국부 펀드와 그린 수소 플랜트 건설 수주를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인데요. 이 규모만 해도 65억 달러, 8조 5천억 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아마 상당 부분 원희룡 장관이 이미 사우디를 방문해서 원티드 코리아를 구성하고, 수주 지원단을 꾸리면서 직접 현지를 방문했거든요. 당시에도 한국이 먼저 좋은 기업을 끌어오라는 프로포즈를 받았기 때문에 추가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2030년 엑스포를 놓고 두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하잖아요. 우리나라와 사우디인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옴시티 프로젝트도 남아있고. 교환, 이런 방법 생각할 수 없습니까?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 

일부에서 2030년 엑스포 유치 경쟁에 가장 앞선 건 사우디고요. 그다음 한국, 이탈리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오일 머니를 앞세워서 사우디가 압도적으로 1등을 할 거면 우리가 양보하는 척하고 네옴시티 수주를 받는 게 어떻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빈 살만 왕자가 오지 않겠다고 취소했다가 번복한 거잖습니까. 이면에는 밑거래가 있지 않았겠느냐, 암암리에.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해요. 왜냐하면 전 국민이 엑스포에 대해서는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5대 그룹 수장이 전 세계를 백방으로 뛰고 있거든요. 네옴시티 건설에 가장 필요한 국가는 손에 꼽습니다. 일본, 한국, 중국이거든요. 그러면 기술력과 안정성 면에서 이미 검증받은 곳을 찾아가면 우리 기업이 충분히 엑스포랑 딜하지 않고도 경쟁력이 있어서 저는 대외적으로 좋은 딜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 딜이 이뤄지기는 어렵겠죠,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네옴시티 수주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인철 참조은 경제연구소장이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황인표다른기사
'8표'로 갈린다…韓 경제 어디로
예금취급기관 기업 대출금 1958.9조…2분기 연속 증가폭 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