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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롯데케미칼, 최악 적자에 건설 살리기까지…내 코가 석자인데

SBS Biz 신성우
입력2022.11.16 14:17
수정2022.11.16 16:00

[앵커] 

통상 어느 대기업들이나 어려울 때 구원투수 역할을 맡는 계열사들이 하나쯤 있기 마련인데요. 

롯데그룹에선 석유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요즘 이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도 곳간 사정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 점인데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 직격탄을 맞아 역대급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계열사인 롯데건설 자금 지원에 나섰습니다. 

말 그대로 내 코가 석자인 판국인데요. 

문제는 당장 5개월 안으로 신성장동력을 위해 인수키로 한 2차 전지 소재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2조 7000억 원도 마련해야 됩니다. 

롯데케미칼이 현재 처한 상황, 산업부 신성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롯데케미칼의 지난 3분기 실적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죠. 

실적 어땠습니까? 

[기자] 

롯데 케미칼은 올해 3분기 약 4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약 5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약 210억 원을 기록한 전 분기 대비 20배가량 늘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311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습니다. 

글로벌 수요 감소가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용원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쪽이 풀리지 않으면 조금 이게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좀 어려운 문제라고 보긴 하는데요.] 

업황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롯데케미칼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롯데케미칼 자체 상황이 좋지 못한데, 계열사인 건설 살리기에 뛰어들었죠? 

[기자] 

최근 한 달 사이 롯데케미칼이 건설에 빌려준 자금은 약 5875억 원입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의 연결 자회사인 롯데 정밀화학도 3000억 원의 운영자금 빌려주면서 연결 기준으로 9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건설에 빌려준 셈입니다. 

건설이 이번 달과 다음 달 약 1조 7000억 원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로서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3개월 단기 대여지만 시장에서는 당장 현금 흐름 관리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고, 건설사들의 유동성 문제가 커지고 있는 만큼 자금 회수가 제 때 이뤄지지 않을 불확실성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앵커] 

롯데건설을 살리는 것도 살리는 것이지만, 롯데케미칼도 신성장동력을 위한 기업 인수 자금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롯데케미칼은 2차 전지 소재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내년 2월까지 2조 7000억 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롯데케미칼은 내부자금으로 1조, 외부 차입을 통해 1조 7000억 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인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자금 조달 시장의 경색을 감안하면 5개월 내 1조 7000억 원을 차입하는 것이 다소 불확실하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업황이 안 좋고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대규모 차입이 이자 비용 부담을 늘릴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처럼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도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한국 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습니다. 

업황 부진에 영업 현금 창출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자금이 소요돼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 마디로 영업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건설 자금 대여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나가는 돈은 많으니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현재 부채비율이 53% 정도로 안정적이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부채비율이 7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결국 시장의 우려를 일축하기 위해서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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