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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도 상륙한다는데…카드사 오픈페이는 '자중지란'

SBS Biz 오정인
입력2022.11.15 17:07
수정2022.11.15 17:08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토스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카드사들이 준비 중인 '오픈페이'가 연내 출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출시 시기가 재차 미뤄진 데다 당장 애플페이까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오픈페이 시스템을 준비 중인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4곳입니다. 오픈페이에 참여하기로 한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 BC카드는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각 카드사가 구축한 시스템을 여신금융협회가 중개하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여러 카드사가 동시에 서비스를 출시해야 소비자 이용에 불편이 없다"며 "현재 구체적인 출시 시점 등은 카드사들 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먼저 출시를 예고했던 카드사는 KB와 하나카드였습니다. 당초 10월 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지만 일부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해 연내 목표로 출시 시점을 늦췄습니다. 신한과 롯데카드는 기존 계획대로 12월 중 출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출시 시기를 두고 카드사들 간 조율이 쉽지 않은 점을 더 큰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선보이는 서비스인 만큼 시스템 완비도 중요하지만 카드사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시스템 준비가 된 카드사 한 두곳만이라도 먼저 출시할지 아니면 4개사가 다 같이 출시할지 조율이 안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자사 앱을 이용하던 고객이 다른 카드사의 앱에 자사 카드를 등록해 결제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앱 유입이 기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출시 직후 더 많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마케팅 등 출혈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얼마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수의 카드사들이 시스템 구축을 끝낸 뒤 동시에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시점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어 핀테크 등의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때문에 카드사 한 두곳이라도 준비되는대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대로라면 세부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아 연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업계 2~3위권을 다투는 삼성과 현대카드도 참여를 보류하면서 1차적으로 동력이 떨어졌는데, 여기에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까지 구체화되면서 카드사들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대형사 위주로 선발주자가 구성됐고, 중형사들은 내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결국 일부 대형사가 주도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핀테크 등의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카드사들이 공동 대응하기 위한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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